존원·덜크·빌스 등 참여…신안 압해도에서 2026년까지 3년간 진행

"왜 여기(신안)에서 작업하기로 했는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리트 아트는 원래 도시 환경과 연관돼 있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이 스트리트 아트에 적합한 장소입니다.

"(미국의 그라피티 작가 존원)
제임스 터렐, 올라푸르 엘리아손, 안토니 곰리 등 유명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예술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전남 신안군에 또다른 예술섬이 생긴다.

신안군은 최근 스트리트 아트 페스티벌인 '어반브레이크'를 주최하는 어반브레이크와 함께 '위대한 낙서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압해도에 그라피티 섬(그라피티 아일랜드) 조성을 시작했다.

이번엔 그라피티…신안의 또다른 예술섬 '위대한 낙서마을' 조성
그라피티 아일랜드 조성에는 존원(JonOne)과 스페인 작가 덜크(Dulk), 포르투갈 작가 빌스(Vhils)의 참여가 확정됐다.

6일부터 작업을 시작하는 존원은 2015년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받은 작가로, 2016년에는 가수 윤종신의 월간 프로젝트인 '월간 윤종신'에 참여하는 등 국내에서도 여러 협업 작업에 참여했다.

전날 작업 현장에서 만난 존원은 "도시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서두르면서 스트리트 아트를 자세히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공간에서 오히려 작품을 더 깊게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원은 신안군에서 신혼부부에게 월 1만원에 빌려주는 아파트인 팰리스파크 벽에 작업할 예정이다.

그는 "다양한 색감에 에너지와 생기가 넘치는 추상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엔 그라피티…신안의 또다른 예술섬 '위대한 낙서마을' 조성
덜크는 이미 작업을 마쳤다.

지난달 말 신안에 도착한 그는 5일간 작업한 끝에 지난 4일 압해읍사무소 오른쪽 벽면에 달랑게, 저어새, 쇠제비갈매기 등 신안 갯벌의 동물들과 한국의 호랑이에서 영감을 받은 벽화를 완성했다.

덜크는 "내 작품은 항상 자연과 연관돼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자연이 중심이 되는 이곳이 내 작업에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 역시 "이미 도시에서는 그라피티나 스트리트 아트를 많이 볼 수 있는 만큼 이런 곳에서 그라피티를 소개하는 것도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드릴로 콘크리트 벽면을 파내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빌스는 9월 신안 압해읍의 농협 본관 건물에 신안의 인물을 주제로 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그라피티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이들 3명 외에도 국내 작가를 비롯해 추가로 작가들이 참여해 2026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엔 그라피티…신안의 또다른 예술섬 '위대한 낙서마을' 조성
한편 신안군이 여러 세계 유명 작가를 초청해 추진 중인 예술섬 프로젝트 중 안좌도의 '플로팅 뮤지엄'이 내년 3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안좌도 출신인 김환기 화백의 생가 인근 신촌저수지 일원에 들어선 플로팅 뮤지엄은 이름 그대로 물 위에 떠 있는 미술관으로, 일본 작가 야나기 유키노리(柳幸典)가 설계에 참여했다.

야나기는 일본 이누지마(犬島)의 옛 구리 정련소를 개조해 미술관으로 만드는 등 '이누지마 아트 프로젝트'를 주도해 소멸 위기의 섬을 살린 것으로 알려진 작가다.

7개 큐브로 이뤄진 플로팅 뮤지엄은 현재 외관 유리 부착과 내부 공사 작업이 진행 중이며 11월까지 작품 설치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개관 후에는 5개 큐브에서 야나기 작품이 상설 전시되며 1개 동에서는 기획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신안군은 문화예술을 통해 인구 소멸에 대응하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 작가 터렐(노대도), 영국 조각가 곰리(비금도), 덴마크 작가 엘리아손(도초도) 등과도 예술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