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이퍼 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19세 청년의 유족들이 4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전주페이퍼 공장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1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19세 청년의 유족들이 4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전주페이퍼 공장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1
19세 청년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회사 측이 결국 유족 뜻대로 재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전주페이퍼는 7일 오전 9시 사고현장 재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회사는 유족의 주장에 따라 재조사를 위해 1주일 이상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로 수십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사고 당일과 동일한 조건으로 현장을 재구성했다.

회사는 공정한 조사결과를 얻기 위해 유족측은 물론 민주노총, 경찰, 고용노동부 관계자, 언론사에 조사일정을 알리고 참석 및 참관을 요청한 상태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16일 오전 9시경 전주페이퍼 정직원이 원료 수취 상태를 확인하는 단순 순찰업무 중 일어났다. 해당 반장이 순찰 업무 중이던 고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찾아 나섰고, 현장에 쓰러져 있는 고인을 발견했다.

회사에 따르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19신고 후 지시에 따라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해 응급처치를 이어갔다. 그 후 119도착 후 구급차로 전북대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안타깝게 사망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부검은 사망한 지 하루 뒤인 지난달 17일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실시됐다. 1차 부검 결과는 심장비대증과 심근경색에 따른 심장마비로 판정됐다. 유족들이 주장하는 황화수소는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 고인에 대한 추가 부검은 국과수를 통한 장기 등에 대한 황화수소 잔류 분석 세부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1주일 내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 실시되는 재조사는 사고 당일과 같은 조건으로 1주일동안 공장 가동을 멈추고 1차 정밀조사 때 사용한 재활용수 대신 백수(펄프 세척에 사용되는 희석수)로 청소하는 등 동일한 조건을 맞췄다.

회사는 이미 앞서 사고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수차례 공장 내부 검사를 실시했다. 유족 측이 주장하고 있는 황화수소 발생과 관련 사고당일은 물론 다음날 황화수소 측정을 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

이어 유족의 요청에 따라 추가적으로 앞서 6월 22일과 23일 총 두 차례에 걸쳐 노동부 및 안전보건공단, 내외부 관계자(사내 한국노총, 민주노총 관계자 포함)가 참관한 특별 정밀 재조사에서도 황화수소 미검출로 확인된 바 있다.

전주페이퍼는 "회사는 이번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며 유족과 지속적인 만남과 협상을 요청했지만, 고인이 속했던 한국노총이 아닌 민주노총이 유족을 대신해 협상을 지연시키고 방해하고 있어 진실규명과 고인에 대한 애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유족의 슬픔보다 세력 확장을 위해 회사를 악덕기업으로 몰아가며 '마녀사냥'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그동안 수차례의 경찰조사를 통해 지적을 받은 문제점이 없었고 심장비대증에 따른 1차 부검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고인을 잃은 유족의 마음을 배려해 언론 등에 밝히지 않으며, 유족이 원하는 추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다만, 어렵게 유족과 성사된 면담 자리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무사가 유족을 뒷자리로 배석하고 회사와 직접적인 대화를 단절시키고, 사고 초기부터 터무니없는 각종 의혹과 무리한 요구만을 주장하며 언론사와 정치권을 통해 회사를 압박하는 행태가 정말 유족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인지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주페이퍼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정부관계기관의 모든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재조사 이후에도 진상규명을 통해 한 점의 의혹 없이 명백하게 사인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앞서 전주페이퍼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 근로자의 유가족은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한 바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