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사퇴 요구 동참" 원외에 요청…'제2의 연판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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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인사들에게 "예스 노만 말해라"
나경원 저지했던 연판장 재현 우려
나경원 저지했던 연판장 재현 우려
국민의힘 일부 원외 인사들이 한동훈 후보(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동의 여부를 타 원외 인사들에게 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나경원 후보의 당 대표 선출을 조직적으로 저지했던 ‘제2의 연판장 사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국민의힘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한 후보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일부 원외 인사들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원희룡 후보 측이 김건희 여사의 사과 요청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한 후보의 사퇴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를 받은 원외 인사들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회견장에 참가하거나 △이름만 올리거나 △참여하지 않는 안 등 세 가지 안을 두고 선택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의혹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보낸 문자를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는 게 사퇴를 요청하자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총 30명을 목표로 원외 인사들의 동의를 모았다는 의견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원희룡 캠프 측은 "캠프 내부를 전수조사한 결과가 원외 인사들이 연락을 하는데 전혀 관여한 적이 없으며, 7일 기자 회견을 잡을 계획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원희룡 후보는 지속적으로 '문자 읽씹' 사건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나경원 후보도 이를 '해당행위'라고 표현하는 등 다른 당 대표 후보들도 일제히 비판의 수위를 높여 왔다.
원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사건의 본질은 총선에서 가장 민감한 악재였던 영부인 가방 문제에 대해서 공개적인 충돌이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며 "영부인 사과 또는 그 이상의 조치도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당내 논의나 대통령실과 논의에 부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은 채로 뭉갰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외 인사들이 사퇴 요구 동의를 묻는데 대해 공식적으로 관여한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게 원 캠프 측 공식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전당대회 개입이자, 당무개입"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해당 내용이 이미 1월에 보도됐음에도 석연치 않게 다시 문제가 되는 것처럼 조직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후보 캠프 측은 이미 이 의혹이 제기된 1월부터 3월까지는 오히려 당 지지율이 올랐다는 이유를 들어 총선에도 전혀 영향이 없었음을 강조해 왔다.
원외 인사 카톡방에서는 사퇴 독려 요청이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 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호 노원을 당협위원장은 원외 인사 단톡방에 "현재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사안을 가지고 당협위원장들에게 전화 돌리며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기자회견에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며 "제 2의 연판장 사태를 또 보고 싶나. 국민과 당원들께 부끄럽지 않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 대표' 격인 김종혁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장도 해당 카톡방에 "할 거야 안할거야, 예스 노만 말하라고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도 들었다고 한다"며 "더 기막힌건 선관위원인 분, 이번에 최고위원에 출마한분도 전화를 돌리고 있다. 도대체 누구의 사주를 받고 이런짓들 하고 있나"라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이런 파렴치한 해당 행위를 하면서 당원들과 국민들이 두렵지 않나. 지난번 대표경선 때는 나경원 후보를 53명의 초선들이 연판장을 돌려 낙마시켰다"며 "최소한의 양심과 양식이 있어야하고 무엇보다 불법이면 안 된다. 제발 국민 무서운줄 아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주연/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