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높게…2m37 넘고 파리 올림픽 금메달"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⑦ 육상 우상혁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은 '짝발'과 상대적으로 작은 키를 딛고,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했다.

그의 오른발은 왼발보다 작다.

여덟 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 탓이다.

우상혁은 "아무래도 발 크기가 다르니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균형감에 문제가 있었다"며 "균형감을 유지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균형을 잡으니 높이뛰기에는 짝발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체조건도 좋은 편은 아니다.

우상혁의 키는 188㎝로 세계적인 높이뛰기 선수 중에는 작은 편이다.

우상혁은 "나도 내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작은 키로도 성공한 선수가 많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우상혁의 노력은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 최초의 기록으로 열매 맺었다.

이미 우상혁은 한국 육상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힌다.

'올림픽 메달'까지 목에 걸면, 우상혁의 이력서는 더 빛난다.

광복 이후 한국 육상이 배출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1992년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와 1996년 애틀랜타 이봉주(은메달), 단 두 명뿐이다.

두 개의 메달은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나왔다.

트랙&필드에서는 아직 한국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오지 않았다.

우상혁은 "난 늘 최초의 기록을 갈망한다"며 "올림픽에서도 한국 육상 최초 기록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⑦ 육상 우상혁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2m26·결선 진출 실패), 2021년 도쿄(2m35·4위)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선다.

우상혁은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는 기준 기록(2m33)을 넘지 못하고 랭킹 포인트 순위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정말 마지막까지 랭킹을 확인해야 했다"고 떠올리며 "간절함이 통해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고, 그때를 기점으로 더 많은 응원을 받는 선수가 됐다.

이번에는 (지난해 9월 기준 기록을 통과해)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지금은 올림픽 메달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고 했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첫 올림픽 메달의 색이 금빛이면 더 좋다.

개인 최고 2m36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은 2m37을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높이'로 보고, 끊임없이 이 높이에 도전하고 있다.

우상혁은 "올해 실내경기에서 두 차례 2m37에 도전했다.

아쉽게 실패했지만 '넘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파리 올림픽에서는 꼭 2m37을 넘고 싶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하지 않나.

내 목표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⑦ 육상 우상혁
우상혁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스웨덴)이다.

홀름은 181㎝ 작은 키로도 세계를 제패했고, 개인 최고 2m40을 뛰었다.

홀름 이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의 키는 모두 190㎝ 이상이었다.

우상혁과 함께 '현역 빅4'로 불리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190㎝·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191㎝·이탈리아), 주본 해리슨(193㎝·미국)도 우상혁보다 키가 크다.

'복병' 해미시 커(뉴질랜드)의 키는 198㎝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부터 파리 올림픽을 생각했다.

3년 사이에 출전한 모든 경기가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과정이었다"며 "신체적인 한계가 있지만, 더는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리에서 경기는 즐기고, 좋은 결과도 얻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는 한국시간으로 8월 7일 오후 예선을 치르고, 8월 11일 오전에 결선을 벌인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열리지만, 많이 응원해주시면 꼭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 한국 육상에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