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광역버스 이용 만족도 낮아…준공영제 해결책 될까
인천 청라∼강남 M버스 배차간격 4시간…험난한 출퇴근길
인천 청라에서 서울 강남 반도체 회사로 출퇴근하는 40대 이모씨는 최근 광역급행버스 개통 소식을 듣고 기뻐하다가 금세 실망감에 휩싸였다.

원래는 청라∼강남 신규 노선에 광역버스 10대가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차량 출고 지연 여파에 따라 실제로 투입된 버스는 2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8대는 연내에 순차적으로 투입된다고 하지만 일정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크게 기대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 운행 중인 2대 중 중 1대는 개통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8시께 서울 신월여의지하도로에서 제한 높이 3m를 어기고 주행하다가 차체 위쪽이 파손돼 운행을 멈췄다.

이 때문에 이 노선에는 광역버스 1대가 홀로 운행 중인데 오전 5시 30분 첫차를 놓치면 다음 버스는 10시 10분에 있어 4시간 4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

이씨에게는 이 버스 외에는 다른 대안도 딱히 없다.

청라와 강남을 잇는 9300번 좌석버스는 계양·부평·부천을 경유하며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하철은 3차례 환승을 해야 한다.

이씨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자차를 이용해 왕복 4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길거리에 쏟으며 출퇴근길을 오가고 있다.

이씨는 7일 "출근길 버스가 새벽에 하나 있고 다음 버스는 4시간 뒤에나 있어서 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다"며 "비슷한 처지의 주민들과 증차를 요구하는 민원을 넣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 청라∼강남 M버스 배차간격 4시간…험난한 출퇴근길
이처럼 인천에서는 광역 교통망이 열악한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광역버스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광역버스는 입석 승차가 제한돼 있지만 송도에서는 강남행 버스에 승객들이 넘쳐나는 탓에 입석 손님들까지 합쳐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하고 있따.
인천시는 신규 노선을 도입하거나 출퇴근 시간대 버스 운행 횟수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 눈높이를 충족하진 못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시민 2천명을 대상으로 광역버스 이용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비율은 28.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청라·검단·루원시티 등 신규 택지 구역이 많은 서구의 경우 만족 비율이 25.5%로 평균을 밑돌았지만, 불만족은 40.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인천시는 광역버스의 안정적인 운행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연내에 준공영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현재 시행 중인 시내버스 준공영제처럼 광역버스 업체에도 운영 적자 분을 보전해주면 업체의 인건비·유류비 확충 등 경영 안정화를 도와 광역 노선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면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기사의 임금 격차도 현재보다는 완화돼 광역버스의 서비스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인천 시내버스 운전기사 월평균 임금은 간선 노선 기준 497만원으로, 광역버스 평균 임금인 340만원보다 157만원 높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광역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될 경우 광역 노선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 임금 보전 등 세부 내용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