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고전했지만, 5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1위
'살살 던지고도 우수투수상' 류현진, 후반기 괴물투 예고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힘을 쓰지 않고도' 프로야구 2024 KBO 올스타전에서 우수투수상(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축제를 즐기고, 상금까지 챙긴 류현진은 후반기에 아껴둔 힘을 쏟아낸다.

류현진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 선발로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류현진은 공 12개를 몸 풀듯이 던졌다.

3일 kt wiz전에서 7이닝(7피안타 2실점)을 소화한 데다, 9일부터 시작하는 후반기에 대비하려면 전력투구를 할 수는 없었다.

류현진은 시속 134㎞로 구속을 한 번 살짝 올렸을 뿐, 다른 공 11개는 모두 시속 130㎞를 밑돌았다.

하지만, 운이 따랐다.

드림 올스타 1∼3번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정수빈, 양의지(이상 두산 베어스)가 류현진의 '너무 느린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고 나눔 올스타가 4-2로 승리하면서, 선발승까지 챙겼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2013년)하기 전인 2012년에 웨스턴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11년의 미국 생활(2013∼2023년)을 마치고 2024년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은 12년 만에 KBO 올스타에 뽑혔다.

힘을 빼고 출전한 이번 올스타에서 행운까지 따르면서, 12년 만에 올스타전 우수 투수상도 받았다.

'살살 던지고도 우수투수상' 류현진, 후반기 괴물투 예고
정규시즌 초반, 류현진은 고전했다.

야수가 실수를 범하거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불운도 이어졌다.

류현진의 3·4월 성적은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5.21이었다.

당시에도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641로 6위를 달리는 등 세부 기록은 준수했지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22위까지 처져 류현진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5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27로 회복세를 보이더니, 6·7월에는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97로 반등했다.

3·4월 성적을 뺀 5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2.50으로 이 부문 1위다.

'살살 던지고도 우수투수상' 류현진, 후반기 괴물투 예고
류현진은 전반기를 5승 5패 평균자책점 3.62로 마쳤다.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평균자책점 순위를 9위까지 끌어 올렸고, 수비와 무관한 투수가 통제할 수 있는 홈런, 사사구, 삼진 등으로만 계산한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부문에서는 3.36으로 2위에 올랐다.

6월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 3방을 얻어맞아 총 피홈런 5개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전반기 최소 피홈런 타이틀'은 두산의 곽빈(홈런 4개 허용)에게 내줬지만, 류현진은 피장타율 4위(0.353)의 빼어난 '장타 억제력'을 뽐냈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에 아쉬운 경기가 많았다.

12년 만에 돌아와 너무 보여주려는 마음이 커서 힘으로 싸우려고 하다 보니 대량 실점이 많았던 것 같다"며 "마음을 놓는 순간 나도 편해지고 경기력도 살아났다.

전반기 막판에는 내 모습을 찾은 것 같다"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올스타전처럼 운까지 따라주면, 류현진은 후반기에 더 괴물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