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행정구역상 서울과 붙어 있는 이른바 ‘서울 옆세권’ 지역이 분양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인접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데다 광역 교통망이 잘 갖춰져 출퇴근하기 쉽다. 전문가들은 “당장 서울에 아파트를 구할 자금이 부족한 젊은 수요자가 최근 인근 지역으로 이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인접 지역 중 지하철역 등 입지가 좋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곳에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천과 성남 청약 경쟁률 높아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청약시장에선 과천, 성남, 고양 등 서울과 붙어 있는 지역의 분양 단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공급되는 마지막 민간 아파트인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지난 2일 1순위 청약에서 453가구 모집에 10만3513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228.5 대 1에 달했다. 성남시 수정구에 지어지는 ‘산성역 헤리스톤’도 620가구 모집에 1만895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0.5 대 1을 보였다.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는 1278가구 모집에 1만105명이 청약통장을 썼다. 평균 경쟁률 7.9대 1로 1순위에 마감했다.

이들 단지는 지하철역과 가까운 데다 분양가 상한제 등이 적용돼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달 전국 아파트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가는 12억9967만원으로 나타났다. 산성역 헤리스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500만원이다. 전용면적 84㎡로 환산하면 분양가가 11억4300만원으로 서울 평균보다 1억5000만원 낮다.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역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 덕을 봤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전용 59㎡를 최저 7억6835만원에서 최고 8억7035만원에 살 수 있다. 주변 아파트와 비교하면 7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642가구로 지난해 상반기(1033가구)의 절반에 그치는 등 서울 공급 물량이 적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인접 지역이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서울 주택 공급 부족에 따라 대체 주거 지역에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부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투자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준서울’ 지역 분양 잇따라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외곽 지역에 집을 사려는 심리도 커지고 있다. 시장 분석 업체 부동산인포가 지난달 27일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1~5월 수도권 내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 기준)을 구입한 건수 8만8780건 중 경기도 내 거래는 5만5893건으로 63.0%를 차지했다. 서울은 19.1%(1만6936건)였다. 젊은 실수요자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여력이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출 여건을 고려해 인접 지역 중에서도 전용 59㎡ 기준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단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분기에도 서울 인접 지역에서 아파트가 잇따라 공급된다. 효성중공업·진흥기업은 이달 성남시 중원구 중앙동 912 일원에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15개 동, 1972가구 규모다. 이 중 1311가구(전용 59~84㎡)가 일반에 분양된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신흥역과 바로 연결된다.

롯데건설도 이달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에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를 공급한다. 전용 84~155㎡, 671가구로 구성된다. 의정부 경전철 효자역과 가까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예정), 7호선 연장선(예정)으로 환승하기 편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신건영은 다음달 ‘부천 원종지구 휴먼빌’(247가구)을 내놓는다. 서해선 원종역이 인접해 일산, 시흥, 안산으로 빠르게 갈 수 있다. 서울 여의도까지도 30분대면 닿을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매매가와 분양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인접 지역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며 “단지 규모와 지하철 접근성, 일반분양가, 대출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