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백화점 롯데백화점과 1위 대형마트 이마트가 일제히 비용 감축에 나섰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광고판촉비를 줄이는가 하면, 인건비 축소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적 악화로 수익성 위주 경영에 나선 것이다.

성수기 코앞인데…'유통공룡' 판촉비·인력 감축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전국 31개 점포의 6~12월 디자인 광고판촉비 예산을 축소 조정했다. 디자인 광고판촉비는 백화점에 있는 판촉물 설치 등에 쓰인다. 광고·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성수기를 앞두고 롯데백화점이 광고판촉비를 줄인 건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1분기 롯데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7864억원, 923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각각 0.3%, 28.4% 줄었다.

올 2분기 상황도 좋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백화점 3사(롯데 신세계 현대)의 매출은 4월과 5월에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 0.1% 줄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온라인 채널의 매출이 증가한 것과 달랐다.

이마트는 더 과감한 비용 감축에 나섰다. 올 3월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5월엔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모두 1993년 이마트 창립 이후 처음이다.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2분기 들어 창고형 할인점, 온라인 등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5월 이마트 매출은 1조184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줄었다.

실적 부진은 패션, 가전, 스포츠용품 등 비(非)식품 부문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매출에 타격을 입는 품목이다. 5월 백화점 3사에서 매출 감소폭이 컸던 부문은 남성 의류였다. 1년 전에 비해 9.3% 줄었다. 여성 정장(-7.2%) 아동·스포츠(-3.6%) 잡화(-2.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에서도 가전·문화(-19.1%) 스포츠(-14.2%) 등 비식품 부문이 모두 매출이 줄었다.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한 식품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GS25, CU 등 편의점들은 1~2인 가구를 노리고 소용량 정육·신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온라인에선 쿠팡, 컬리에 더해 11번가, 티몬 등까지 신선식품 라인업에 힘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온라인 채널과 편의점의 5월 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1%, 5.6% 늘었다. 백화점(3.9%)과 대형마트(2.9%)를 웃도는 수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