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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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도 도쿄도를 이끌 새 지사를 뽑는 투표가 7일 진행됐다. 집권 자민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당 총재 임기 만료와 맞물려 오는 9월 20일 새 총재를 선출하는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 역풍을 우려해 이번 도지사 선거에 따로 후보를 내지 않고 3선에 도전하는 고이케 유리코 지사(왼쪽 사진)를 지원했다. 고이케 지사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지원도 받고 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또 다른 야당인 공산당, 사회민주당은 입헌민주당 참의원(상원) 의원을 지낸 렌호 후보(오른쪽)를 밀었다. 이에 따라 선거 구도가 사실상 여야 맞대결로 짜였다.

고이케 지사는 선거 공약으로 육아 가정 주택 임대료 경감, 무통 분만 지원제 신설 등을 제시했다. 렌호 후보는 고이케 지사의 현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젊은 세대 실수령액 증가 등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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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도쿄도 선거구 아홉 곳에서는 도의원 아홉 명을 뽑는 보궐선거도 치러졌다. 자민당은 여덟 곳에 후보를 추천했으며 여섯 곳에서는 자민당 후보와 주요 야당 후보가 싸우는 여야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자민당 내에선 9월 20일 새 총재를 뽑는 선거를 치르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자민당 선거 규정에는 총재 임기 만료 전 10일 내 의원 투표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기시다 총리 임기가 9월 30일 끝나는 만큼 의원 투표는 9월 20∼29일에 진행돼야 한다.

마이니치신문은 총재 선거 후 내각을 조직해야 하기 때문에 임시의회 일정 등을 고려해 조기에 선거를 치르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달 24일 유엔 총회가 시작되는 것도 선거를 일찍 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당내 유력 인사들은 주변에 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기시다 총리도 지방 시찰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에 대해 당내에서는 냉담한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공공연하게 퇴진을 요구하는 등 (기시다 총리를) 불출마로 몰아넣으려는 당내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