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테마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리던 LS일렉트릭 주가가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라 시세차익 매물이 쏟아진 결과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매출이 큰 폭으로 불어날 이 회사의 상승 여력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AI 전력주 LS일렉트릭 주춤…"美 매출 증가여력 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지난 5일 1.73% 내린 19만36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초 6만~7만원 선을 맴돌던 이 회사 주가는 5월 29일 장중에 역대 최고가인 24만4000원을 찍었다.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20%가량 빠졌다.

LS일렉트릭은 전력망 확충에 필수적인 중·대형 변압기를 생산하는 회사다. 생성형 AI 가동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구축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전력 소모량이 상당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변압기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 반도체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대형 공장이 건설되는 것도 긍정적 재료로 꼽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3727억원이다. 내년과 2026년은 각각 4조8478억원, 5조3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올해 3556억원에서 2025년 4360억원, 2026년 4973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는 것은 북미 지역 매출이다. LS일렉트릭의 올 1분기 북미 매출은 2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9% 늘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네 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대기업의 미국 배터리, 반도체 투자가 늘면서 LS일렉트릭도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LS일렉트릭이 이들 공장에 적잖은 변압기를 납품할 것으로 관측돼서다.

데이터센터 수주 실적까지 고려하면 북미 매출 증가 폭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로 해외 경쟁사와 비슷하다”며 “실적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AI 관련주로서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되고 있는 만큼 주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생산 능력 확충에도 나섰다. 최근 중소 변압기 기업인 KOC전기의 지분 51%를 600억원에 인수했다. 여기에 부산 사업장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데 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쏟아지는 변압기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과 관련한 실적은 내년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