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골절도 못 막았다…독해진 이가영 '눈물의 2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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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롯데오픈 최종라운드
2022년 10월 우승후 긴 슬럼프
올해 15개 대회서 2번 커트 탈락
톱10은 3회 올랐지만 뒷심 약해
윤이나·최예림과 '연장 혈투'
끝내기 버디로 우승 가뭄 끊어
2022년 10월 우승후 긴 슬럼프
올해 15개 대회서 2번 커트 탈락
톱10은 3회 올랐지만 뒷심 약해
윤이나·최예림과 '연장 혈투'
끝내기 버디로 우승 가뭄 끊어
![“이게 얼마 만이야” 이가영이 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A.37270286.1.jpg)
이가영은 이날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최예림, 윤이나와 연장전을 치른 그는 홀로 버디를 잡아내며 통산 2승에 성공했다.
문제는 2승이었다. 골프계에서는 “2승을 해야 진짜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말이 있다. 이가영이 2승에 이르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올 시즌은 특히 혹독했다. 앞서 15개 대회에 출전해 두 번이나 커트 탈락했다.
지난달엔 떨어지는 물건을 잡으려다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4주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에도 스윙이 가능해 출전을 계속했다. 아직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라 올 시즌 눈에 띌 만한 성적을 거두진 못했고, 롯데오픈 전까지 15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이 세 차례에 불과했다.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추격자들이 빠르게 따라붙었다. 8타나 떨어져 있던 윤이나가 9언더파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로 올라섰고 생애 첫 승을 노리는 최예림도 6타를 줄이며 이가영을 압박했다. 한때 선두 자리까지 내줬지만 17번홀(파3) 버디에 이어 18번홀(파4)에서 파로 타수를 지켜내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18번홀은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골프해방구’로 운영됐다. 이가영이 치른 두 번의 18번홀 플레이 때는 싸이의 ‘챔피언’이 홀을 가득 메웠고, 사회자는 갤러리들의 함성과 박수를 유도했다. 그런 분위기와 달리 연장전에서 이가영의 눈빛은 한층 더 냉정해졌다. 두 번째 샷을 핀 1m 옆에 붙이며 세 선수 중 가장 가까운 자리에 공을 보내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윤이나, 최예림의 버디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가자 이가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버디를 잡아냈고 ‘챔피언’을 자신의 노래로 만들었다. 이가영은 “17번홀 버디 이후 저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연장에서는 떨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