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최태원, 반도체보다 먼저 바이오 공장 점검
SK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미국에 있는 현지 바이오 자회사와 반도체 소재 업체를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지난 2일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시에 있는 SK바이오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았다고 7일 발표했다. 최 회장은 이날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직판 상황 등을 점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제품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독자 시행한 국산 신약이다. 이 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10만 명을 넘어섰다.

최 회장은 SK바이오팜 미국 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이 국가안보정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튿날 최 회장은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있는 앱솔릭스를 찾아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을 둘러봤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다.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그룹 핵심 역량을 AI와 반도체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가 ‘미래 목록’에서 빠지며 SK그룹의 바이오 사업이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최 회장의 이번 SK바이오팜 현장 방문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