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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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야금야금 오르면서 2분기 평균 환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졌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가운데 한국에서 조기 금리 인하설이 고개를 들며 양국 실질금리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자국 경제 상황에 맞춰 각기 다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펴면서 환율 변동폭이 커지고 경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뉴노멀 된 고환율…1400원 상시 위협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71원24전으로 1분기 1329원40전보다 약 42원 높아졌다. 지난해 2분기 평균 환율(1315원20전) 대비 1년 만에 56원가량 오른 것으로, 2009년 1분기(1418원30전) 후 약 15년 만의 최고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4분기(1364원30전)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2년 4분기(1357원20전)를 웃돈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대형 재난재해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당 1400원에 육박하는 환율이 지속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 상승 이유로는 한·미 시장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게 우선 꼽힌다.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작년 말 미국 10년 만기 국채에 비해 0.663%포인트 낮았지만 지난 5일 격차가 1.112%포인트로 확대됐다. 엔화 등 아시아 통화 동조화 현상 강화, 기업과 가계의 대미 투자 확대 등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원화 가치는 올 상반기 약 7%(89원) 하락했다. 일본(-14.2%)을 제외하면 유럽연합(-3.0%), 중국(-2.4%), 영국(-0.6%) 등 주요국보다 낙폭이 크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환율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국가 간 실질금리 차이”라며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등 주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한·미 금리차에 따른 환율 변동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좌동욱/강경민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