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 /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 / 사진=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새로운 휴전안에 대한 이스라엘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관리는 "중재자들에게 우리의 답변을 전했고 이제 점령 세력(이스라엘)의 답변을 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4일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를 통해 새로운 휴전안을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 휴전안에는 그동안 하마스가 고집해온 선제적인 영구 휴전 요구를 접고, 16일간 군인과 성인 남성 등 남은 인질 석방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하마스는 일시 휴전 기간 이스라엘군 철수 등에 대한 중재국의 보증과 함께 1차로 6주간의 영구 휴전 협상도 제안했다고 하마스 측 고위 소식통이 전했다.

이 제안은 지난 5월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했던 이스라엘의 '3단계 휴전안'에 대한 역제안이다. 하마스가 처음으로 선제적인 영구 휴전 요구를 접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서는 중대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왔다.

다만 하마스의 역제안을 두고 재개될 휴전 협상의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집트 국영 매체인 알카히라TV는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미국 협상단을 맞이할 것이며 하마스와도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팔레스타인 관리는 "이스라엘이 카타르와 논의하고 있다"며 "카타르는 며칠 내로 이스라엘의 답변을 받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사진=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사진=연합뉴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협상 참여국들의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하마스가 최근 입장을 누그러뜨리긴 했으나 핵심 요구사항을 고수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는 NYT에 하마스가 영구 휴전과 잔류 인질 모두를 석방하는 데 대한 최종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협상을 계속 이어간다는 '국제적 보장'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일부 인질을 넘겨받은 뒤 협상 과정에서 공격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미국 등 중재국들이 보장해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협상팀은 하마스의 이 같은 요구를 즉각 거부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한편, 가자전쟁 발발 9개월(275일)째를 맞은 이날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인질 석방 협상 타결과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렸다. 시위 주최 측은 이스라엘 전역의 주요 도로와 경전철 선로를 봉쇄하거나 주요 정치인의 자택 앞에 연좌 농성하다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