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주민과 갈등 일으킬 생각 없어"…사업 축소·지연 불가피
충남도, 주민 반대에 석문간척지 스마트 축산단지 계획 철회
충남도가 당진시 석문간척지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축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8일 오성환 당진시장을 만나 "아무리 좋은 미래 정책이더라도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일으키면서 추진할 생각이 없다"며 "당진에 스마트 축산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접는다"고 밝혔다.

도는 석문 간척지 등 165만㎡ 부지에 30만두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축산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소규모 농가들을 축산단지로 이전시키고, 현대화한 가축분뇨·축산악취·종합방역 시설 등을 공동 운영해 축사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당진시민들은 가축 전염병 확산과 환경·수질 오염 등을 우려하며 이 사업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석문간척지축산단지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2만1천614명의 서명을 받은 데 이어 김태흠 지사가 당진을 방문하는 오는 10일 대규모 집회도 열 예정이었다.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도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이에 따라 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축산단지 건립 사업은 지연되거나 규모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축산업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신념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산업이 양복 입고 출근하고 양복 입고 퇴근하는 ICT 축산단지로 가야 한다는 게 소신이고 철학"이라며 "논산·보령·홍성 등 내륙에 스마트 축산단지를 하겠다는 지역도 있어, 이들 지역에 중간 규모의 ICT 축산단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정당이 정치 쟁점화해 사업을 반대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특히 당진이 지역구로 이 사업 반대 입장을 나타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대책위에 지역 주민도 있겠지만 민주당 등이 포함돼 정치 변질화하는 데는 유감"이라면서 "농해수위원장으로서 선진 축산업으로 가는 부분을 어떻게 반대하느냐.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성환 당진시장은 "지사님이 흔쾌히 시민이 반대하면 접겠다고 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