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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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탈 전공의 중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자, 지방 의료 공백과 수도권·인기 과목 쏠림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형평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서도 "6월 4일 행정명령 철회에도 불구하고 복귀, 사직 전공의가 많지 않아 의료공백이 지속되기 때문에 정부가 결단을 내렸다"면서 이탈 전공의가 복귀하든, 복귀하지 않고 사직하든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중순 이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은 소속된 수련병원에 복귀하든 복귀하지 않든 똑같이 '중단' 상태가 된다. '수련 중 사직한 전공의는 1년 내 같은 과목·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는 임용 지침이 완화돼 오는 9월 하반기 모집에 지원,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전공의 수련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하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가 '하반기에 돌아올 전공의에게는 수련 특례를 인정해달라'고 건의를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의료계에서는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결원이 생긴 모든 진료과목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사직 전공의들이 9월에 새로운 수련병원에 지원할 경우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필수 의료 과목에서 '인기 과목'으로 연쇄 이동이 벌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현장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수평위 논의 과정에서도 대한의학회 측 인사가 '9월 하반기에 사직한 전공의의 지원을 허용할 경우 의료현장의 여러 혼란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 내부 논의에서 '9월 하반기 사직 전공의 지원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여러 혼란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의학회 추천 수평위 위원들이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위원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반론도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전공의들의 수도권 쏠림과 부작용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전공의 인원 배정을 조정하면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에는 수도권과 지방의 전공의 배정 인원을 5대 5로 조정하고, 지방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1만3천756명 가운데 1천104명(출근율 8.0%)만 근무 중이다. 정부가 병원을 상대로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를 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3일과 비교하면 근무 중인 전공의는 91명 늘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