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주 오르더니 1% 하락…유가 전망 엇갈려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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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공급 부족 및 수요 증가 전망에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던 유가가 지난 5일(현지시간) 약 1%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국제 원유 수요와 공급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잇달아 발표되자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만기 서부텍사스유(WTI) 선물은 0.86% 하락한 배럴당 83.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1.02% 내린 배럴당 86.54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금융·원자재 시장정보 제공업체 바차트는 이날 발표된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4.1%로 2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에너지 수요에 대한 전망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노동 시장 냉각으로 소비재 및 에너지 수요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원유 생산량 및 수출량이 늘고 있다는 통계도 국제 유가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바차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5월 하루 평균 939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생산했다. 합의된 하루 평균 생산량인 904만 9000배럴보다 3.8%나 많은 양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지난 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세금은 5906억루블(약 9조2335억원)으로 전년 동기(4028억 루블) 대비 약 46%나 늘었다. 서방 국가들의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원유 가격 상한제를 우회해 아시아 국가들에게 석유를 판매하면서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는 2022년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시행해왔다.

다만 한 달 내내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던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한 주 기준으로는 WTI는 약 2% 올랐고, 브렌트유는 0.15% 상승했다. 여름 냉방 연료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에 힘입은 영향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로 마친 주간의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대비 1220만 배럴 줄어든 4억4850만배럴로 집계됐다. 시장 예측치(40만 배럴 감소)를 대폭 웃도는 감소치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견고한 수요와 공급 증가로 석유 재고가 줄어들자 투자자들은 다시 석유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고 지난 4일 서한을 통해 밝혔다.

UBS는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기존 예측치인 하루 120만 배럴보다 높은 하루 150만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UBS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9월까지 감산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더 몇 주동안 재고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가 90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우리는 여전히 브렌트가 이번 분기에 배럴당 90달러 이상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JP모간도 2달 내에 브렌트유가 9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