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지난 5일 2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8일 오전 9시1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38%) 오른 8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한때 8만8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삼성전자 직전 최고가는 2021년 1월25일(종가 8만9400원)이었고,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월15일(장중 9만6800원)이다.

우려와 달리 지난 2분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투자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52.2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1% 증가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도 훌쩍 뛰어넘었다.

2분기는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가 희석되는 기간인 만큼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잠정 실적인 만큼 삼성전자는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아닌 메모리 반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범용 메모리(DDR5, LPDDR5X) 중심의 D램, 낸드 가격 상승이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D램, 낸드 모두 가격 상승세를 지속하며 실적 증가에 기여했고,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이면서 DS 부문 전체가 전사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다"고 추산했다.

증권가는 올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이 추가로 개선될 수 있다며 현재가 저평가 국면이라고 짚었다.

채 연구원은 "D램 생산자는 겨우 3곳뿐이고, 삼성전자 없이 HBM의 충분한 공급은 불가능하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증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테일에 집착하면 큰 그림을 놓친다"며 "엔비디아로의 HBM 품질 인증이 완료되면 주가가 즉각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은 사야 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3분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모바일 부문 등의 전방위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며 "환율 등 영업환경의 큰 변화만 없다면 대부분 사업부문의 증익이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