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 방문 결과 들고 방중…EU의 中전기차 관세 부과 갈등 논의 가능성도
헝가리 총리, 러 이어 중국行…시진핑 만나 우크라전 중재 논의?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 된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지난주 러시아 방문을 마무리한 직후 곧바로 중국 방문길에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8일 "오르반 총리가 이날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시진핑 주석과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헝가리 총리실과 현지 매체를 인용, "오르반 총리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위해 이미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방중은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이달 초 EU의 하반기 순회의장국을 맡은 이후 3번째로 이뤄진 오르반 총리의 깜짝 해외 순방이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속한 휴전과 평화 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러시아를 전격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는 EU의 의장국 정상이면서도 중재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의 제안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거부한 데다 러시아 대통령도 휴전 협상을 위한 기존 조건을 고수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그의 중재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반 총리의 중국 방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방문 결과를 토대로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2개국이 오는 9∼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하는 연례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헝가리는 EU와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에 우호적이어서 서방의 단일대오에 종종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우크라전 등 현안에 대해 나토 정상회의와 '각'을 세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헝가리는 연간 400억 유로(약 60조원) 수준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를 유지하겠다는 나토 방침에서 빠지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바 있다.

또 그가 EU의 하반기 순회 의장국 정상이란 점에서 EU와 중국 간의 중국산 전기차, 유럽산 브랜디 등을 둘러싼 통상 갈등이 완화되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오르반 총리와 시 주석의 회담은 약 2달여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5월 5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 세르비아, 헝가리 등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서 오르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