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균 철강솔루션연구소장(오른쪽)이 6월 18일 열린 협약식에서 울프 슈도베 게스탐프연구소장과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송연균 철강솔루션연구소장(오른쪽)이 6월 18일 열린 협약식에서 울프 슈도베 게스탐프연구소장과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가 지난달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게스탐프와 독일 빌레펠트 연구소에서 포스젯 기가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맺었다. 포스젯 기가는 니켈 대신 니오븀과 크로뮴을 최적 비율로 배합해 용접용 소재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강도는 기존보다 배 이상 늘고 충격 인성(질긴 정도)은 약 15% 높아진다. 니켈보다 원가는 절반 수준이다. 섀시나 프레임 등 자동차 부품에 이를 적용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포스코가 새로 개발한 이 기술은 용접할 때 기존의 니켈을 다량 첨가한 방식 대비 내구성을 약 2배가량 향상하면서 원가는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기존 부품 제조공정에서 산성 용액을 쓰는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선 강판 두께가 줄어 차량 무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창원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규명했다. 이 기술은 지난 2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게스탐프는 연 매출 약 17조 7000억 원 규모의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다.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독일에는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혼다, 포드, 폭스바겐 등에 섀시·배터리 팩 등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게스탐프와 2021년부터 기술협력을 시작해 2022년 9월 포스젯에 대한 최종 성능 합격을 획득했으며, 이번 협약은 ‘포스젯 기가’기술까지 기술 협력 범위를 넓히기 위해 추진됐다. 포스코는 포스젯 기가를 바탕으로 차체·서스펜션 ·배터리팩 등 약 5종 이상의 경량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게스탐프 멕시코는 올해 2월부터 포스젯을 활용해 폭스바겐 차량 부품 생산을 시작해 기존 용접 방식 대비 공정 전력을 12% 감축했다. 게스탐프 스페인·프랑스 등에서도 2025년부터 포스젯을 적용할 계획이다. 포스코 자동차소재마케팅실은 이러한 포스젯의 원가절감 효과를 바탕으로 게스탐프 유럽으로부터 강재 수요를 접수해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이날 울프 슈도베 게스탐프 연구소장은 “포스코의 우수한 기술력과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게스탐프의 부품 제조 기술 혁신을 이루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송연균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장은 “포스젯 등 포스코의 솔루션 기술이 게스탐프의 양산 부품 성능을 한층 향상시키고 제조원가 절감에 기여해 고객사의 제품경쟁력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게스탐프는 물론이고 오늘 협약을 위해 애쓴 포스코유럽, 자동차소재마케팅실, 열연선재마케팅실, 포항·광양제철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포스코는 유럽 르노로부터 포스젯(AHSS) 기술 승인을 받기도 했다. 올해 6월 출시되는 르노코리아의 하이브리드 오로라1 크래들 부품에 포스젯 기술을 적용한다. 또 지난해 8월 지엠(GM) 글로벌 재료 스펙에 최초로 포스젯을 등록했다.

이를 통해 지엠 전기차 신차(BEV)에도 2025년 11월부터 양산 적용될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