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임상시험 지원·딥러닝 활용 로봇·커머스 자동 솔루션. 최근 열린 제57회 AI미래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의 서비스다. 한경 긱스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AIFF), 캡스톤파트너스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업체와 투자자를 이어주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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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아이플러스, “임상시험에 CRO와 소통 혁신”
메디아이플러스는 의료 임상시험 정보 전문 스타트업이다. 임상 시험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정보 플랫폼을 개발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임상시험 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해 임상 시험 준비 과정에 필요한 최적의 정보를 제공한다.

정지희 메디아이플러스 대표는 “의료 관련 후보 물질을 만든 회사는 임상 시험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 시험을 설계할 때 약 1300장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고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면서도 임상시험 수탁기관(CRO)과 소통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A사의 경우에는 818억원 비용이 예상되는 3상 임상시험 도중에 타깃 질환에 적합한 CRO를 변경해 기존의 30% 정도의 시험 진행률을 70%까지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약 개발에서 CRO과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CRO 관련 업체를 찾아 연락하는 업무에 보통 3개월 정도 걸린다. 메디아이플러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메디아이플러스의 ‘파이크로’(FiCRO)'는 고객사의 임상·비임상시험에 대해 관련 제안요청서(RFP)를 분석하고 적합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CRO의 사업분야, 과거 진행 시험 이력, 지역, 업무범위, 타 질환 등도 구체적으로 검색할 수 있다. 견적 발행 서비스도 제공해 CRO의 탐색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국내외 CRO 중개도 가능하고 관련 업무의 처리 기간은 기존보다 80% 이상 감소하고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볼리전트, AI 로봇으로 반도체 공정 개선
로볼리전트는 AI에 특화된 로봇을 만드는 기업이다. 딥러닝을 통해 반도체 공정 자동화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김봉수 로볼리전트 대표는 "아직 로봇의 발전 속도가 느리고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엔 부족하다"며 "로볼리전트는는 로봇이 사람처럼 반응하고 움직이는 일명 '소프트 로봇'을 개발해 기존에 풀지 못하는 자동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소프트 로봇은 기술적으로 정밀한 제어를 통한 로봇"이라며 "변화가 많은 환경 속에서도 사람처럼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가 있는 움직임을 구현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전AI 등을 통해 기존에 로봇이 할 수 없는 섬세한 작업이나 복잡한 일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런 솔루션을 어떤 특정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협업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볼리전트는 반도체 공정에서 고성 엔지니어링과 협력하고 있다. 이 기업은 로봇팔도 따로 판매 중이다. 작년 말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로볼리전트는 재활 로봇도 주요 사업이다. 올 상반기에 미국 공군연구소(AFRL)의 지원을 받는 ‘AFWERX’로부터 ‘중소기업 기술이전’ 프로그램 1차 펀딩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AFWERX의 해당 프로그램은 미국 군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연결해 군수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지원 사업이다. 로볼리전트의 재활 로봇을 미군 병원에 도입해 재활 로봇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랩, “온라인 커머스 구축 비용과 시간 절감"
스튜디오랩은 온라인 커머스 관련 콘텐츠를 생성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C랩에서 분사해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관련 솔루션인 셀러캔버스는 제품 사진, 상세페이지 등 온라인 커머스의 콘텐츠를 높은 수준으로 자동 제작하는 생성형 AI 솔루션이다. 스튜디오랩은 셀러캔버스로 지난 1월 CES 2024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는 "밤새 수작업이 필요한 기존 온라인 커머스 콘텐츠 작업이 고비용의 저효율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진 촬영을 자동화할 수 있는 로봇과 생성형 기술로 온라인 쇼핑몰 등의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랩는 관련 사진만 업로드하면 카피라이트, 사진 배치 등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강 대표는 "기존 디자이너가 1시간 정도 했던 작업을 15~30초 정도에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류 전공자 수십 명을 고용해 관련 데이터 분석 및 생성형 서비스 수준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랩은 자사 서비스로 관련 제작 비용은 기존보다 50% 정도 줄이고 작업 시간은 90% 정도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소상공인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했는데 CES에서 상을 받은 이후에는 대기업과 사업 논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지 않은 고객사의 온라인으로 사업 확대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랩은 로봇을 활용한 제품 사진 솔루션도 개발했다. 지능형 로봇이 제품 앞에서 알아서 움직이며 상품 사진을 찍는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와 POC(사업 검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삼성전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촬영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랩은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딥테크팁스’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선정된 업체는 연구개발(R&D)비 15억원을 포함해 사업화 및 해외 마케팅 자금까지 최대 17억원을 지원받는다. 앞서 스튜디오랩은 지난해 네이버 계열사인 스프링캠프의 투자도 받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