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5층 GBC' 철회…"초고층은 아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에 지을 예정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에 대한 기존 설계 변경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내용이 담긴 'GBC 디자인 변경 제안서 철회' 공문을 지난 5일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105층짜리와 같은 초고층 건물로 디자인을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문에는 GBC를 105층이 아닌 55층 2개 동으로 짓겠다는 설계 변경안을 철회하고, 공공성과 디자인을 보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55층 2개 동' 설계안 철회가 기존 '105층' 설계안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계획을 연내에 마련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과 서울시는 그동안 GBC 설계 변경안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핵심은 GBC 최고층 빌딩 층수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라고 일컬어지는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해 7만9천342㎡ 면적에 초고층 빌딩 1개 동과 저층 건물 4개 동을 짓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2020년 착공에 들어갔다.

총사업비만 부지 대금과 취득세, 토지 부대비용, 공공기여, 건축비 등 총 15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사가 미뤄지는 사이 공사비는 올랐고, 초고층 빌딩 건립에 따른 고도 제한 문제 등으로 현대차그룹은 기존 설계안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후 그룹은 105층 초고층 빌딩을 지으려던 계획을 55층 2개 동으로 바꾸겠다는 변경안을 올해 2월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시는 석 달간 검토 후 5월 초 설계 변경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재협상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현대차에 보냈다.

하지만 현대차는 5월 20일 GBC 변경안을 토대로 한 조감도를 공개해 재협상할 뜻이 없으며 55층 안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비춰졌다.

시 역시 기존 설계를 대폭 변경하려면 협상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2016년 현대차그룹과의 사전협상에서 105층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대신 공공기여 등을 줄여주기로 했는데, 기존 설계를 대폭 변경하려면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이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존보다 더욱 상징적이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계획"이라며 "검토안에는 초고층 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