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인공지능(AI) 전문가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챗GPT 등 생성형 AI에 관심이 커지는 데다 중국이 미국 제재에 대응해 기술 자립에 매진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 내 가장 임금이 높은 직군도 기존 금융에서 AI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채용 사이트 자오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올해 2분기 직군별 임금 순위를 발표했다. 자오핀이 분석한 2분기 직군별 임금 순위를 보면 AI 분야 평균 월급이 1만3594위안(약 257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중국 기업이 앞다퉈 AI 앱 개발과 테스트에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AI 엔지니어의 2분기 평균 월급이 2만2000위안을 웃돌아 세부 직군별 임금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반도체 엔지니어가 월평균 2만1124위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고연봉의 상징이던 금융 분야 매력도는 낮아졌다. 올 1분기를 포함해 과거 동일한 분석에서 펀드·증권·선물 등 금융 분야는 줄곧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분기 금융 분야 평균 월급은 1만2178∼1만3169위안으로 분석돼 2위로 주저앉았다.

자오핀은 중국 38개 도시의 1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임금을 분석했다. AI 분야를 독립 직군으로 포함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AI 직군은 기술·반도체 분야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취업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구직자·기업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최고 임금 직군으로 꼽히던 금융이 AI 분야에 1위를 내줬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 금융회사들은 정보기술(IT) 발달로 임직원 연봉을 삭감하고 상여금을 축소하고 있다. SCMP는 “금융 분야가 기술 발달의 직격탄을 맞으며 구직자 사이에서 AI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자오핀은 “세계적으로 AI 산업이 달아오르면서 기업조차 높은 연봉으로 최고 인재를 유치하는 데 분주하다”며 “이런 신흥 분야의 공격적인 채용은 고연봉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