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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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사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위한 선행 조치다. 하지만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측이 반발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송 회장은 8일 입장문을 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 1대 주주인 신 회장은 지난 3일 송 회장과 오너가 딸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주식 1644억원어치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과 함께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종윤·종훈 형제 편을 들어 이들이 경영권을 쥐는 데 핵심 역할을 했지만 넉 달 만에 모녀 측으로 돌아섰다.

신 회장과 송 회장은 한미그룹의 전문경영인을 고용하고 오너 일가는 이사회를 통해 지원하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전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정기 주총에서 승기를 잡고 각각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를 경영할 계획이었던 장·차남 측은 “(해당 계약이) 단순 지분 매매일 뿐 경영권과 관련이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현재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장·차남 측과 모녀 측이 5 대 4로 장·차남이 우세하다.

하지만 송 회장이 신 회장과 손잡고 48.19%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면서 어느 한쪽도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가 임시 주총을 통해 모녀 측에 우호적인 이사진을 선임하게 되면 대표이사 선임 등 주요 경영 결정을 한쪽이 일방적으로 하기 어렵게 된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시 주총을 소집하는 데는 일러도 두세 달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경우 사내이사로 선임된 신 회장이 모녀 측으로 돌아서면서 7 대 3으로 장·차남 측이 불리한 상황이다. 임종윤 이사는 6월 임시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됐지만 대표직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