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도 美株 쓸어담는 서학개미…"위기 땐 외환 방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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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된 고환율
(2) 외환시장 '큰손' 서학개미
원·달러 밀어올리는 개인투자자
기술주 랠리에 6월 역대급 투자
테슬라 등 5개株에 405억弗 쏠림
변동성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
예상외로 우호적인 외환당국
해외자산 늘어 순대외채권국 돼
환율상승 충격 흡수 '맷집' 키워
해외 배당·이자소득은 국부원천
(2) 외환시장 '큰손' 서학개미
원·달러 밀어올리는 개인투자자
기술주 랠리에 6월 역대급 투자
테슬라 등 5개株에 405억弗 쏠림
변동성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
예상외로 우호적인 외환당국
해외자산 늘어 순대외채권국 돼
환율상승 충격 흡수 '맷집' 키워
해외 배당·이자소득은 국부원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증가하고 있는 ‘서학개미’들이 외환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고환율 상황에서도 미국 주식 투자를 늘린 결과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외환시장 변동성은 커지고 있지만 서학개미를 바라보는 정부와 외환당국의 시선은 예상외로 우호적이다. 해외 투자 자산에서 나온 배당과 이자 소득이 국부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가와 기업의 미국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8310억달러로 작년 말에 비해 207억달러 증가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8576억달러에서 9045억달러로 469억달러 증가한 게 주요 원인이다. 투자 잔액 기준 개인투자자 비중은 20% 안팎으로 추정된다. 상당액이 미국 지역에 투자된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평균 환율이 올 1분기 1329원40전에서 2분기 1371원24전으로 높아진 요인 중 하나로 대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를 지목한다. 실질금리 차 확대, 엔저 동조 등으로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가 수급 상황을 빡빡하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환당국은 서학개미들의 투자 쏠림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서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공포지수(VIX)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코로나19 이후 기관투자가와 달리 해외증권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며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 시 외환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개인들의 브라질 채권 투자, 2023년 미국 국채 투자도 쏠림 투자 사례로 거론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인플레이션 대처 과정에 미국과 한국 기준금리 차이가 2%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도 상대적으로 외환시장이 안정된 요인 중 하나가 해외 보유자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개인과 기관들이 해외에 투자한 자산이 이미 국부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고 보고 있다. 배당과 이자소득 등으로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투자소득이 늘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국제수지에서 투자소득은 332억27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6.8% 증가했다. 일반적인 무역거래 결과에서 발생하는 경상수지(354억8800만달러)의 93.7%에 달한다.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인해 서비스 부문에서 생기는 적자(256억6000만달러)를 해외 투자 소득이 벌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관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개인들이 해외 투자 흐름에 가세하면서 시장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고환율에도 멈추지 않는 서학개미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는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6월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액은 21억1300만달러로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 개인들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도 357억달러로 1분기(430억달러)의 83%에 달했다.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가와 기업의 미국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8310억달러로 작년 말에 비해 207억달러 증가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8576억달러에서 9045억달러로 469억달러 증가한 게 주요 원인이다. 투자 잔액 기준 개인투자자 비중은 20% 안팎으로 추정된다. 상당액이 미국 지역에 투자된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평균 환율이 올 1분기 1329원40전에서 2분기 1371원24전으로 높아진 요인 중 하나로 대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를 지목한다. 실질금리 차 확대, 엔저 동조 등으로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가 수급 상황을 빡빡하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환당국은 서학개미들의 투자 쏠림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서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공포지수(VIX)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코로나19 이후 기관투자가와 달리 해외증권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며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 시 외환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개인들의 브라질 채권 투자, 2023년 미국 국채 투자도 쏠림 투자 사례로 거론된다.
해외 배당·이자 소득 빠르게 증가
정부는 개인들의 해외 투자 흐름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 중 일부는 해외로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자산이 위기 시 방파제 역할을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박영환 한은 통화정책국 팀장은 최근 공개한 ‘팬데믹 이후 고물가에 대한 한국은행의 정책 대응’ 보고서에서 “거주자의 해외 투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한국이 순대외채권국이 된 결과 환율 상승 충격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의 흡수 능력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한은 관계자는 “이번 인플레이션 대처 과정에 미국과 한국 기준금리 차이가 2%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도 상대적으로 외환시장이 안정된 요인 중 하나가 해외 보유자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개인과 기관들이 해외에 투자한 자산이 이미 국부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고 보고 있다. 배당과 이자소득 등으로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투자소득이 늘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국제수지에서 투자소득은 332억27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6.8% 증가했다. 일반적인 무역거래 결과에서 발생하는 경상수지(354억8800만달러)의 93.7%에 달한다.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인해 서비스 부문에서 생기는 적자(256억6000만달러)를 해외 투자 소득이 벌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관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개인들이 해외 투자 흐름에 가세하면서 시장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