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반, 'EU 의장국 명함' 들고 러중 잇단 방문…EU와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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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의장국 맡자마자 '평화 임무' 자임하며 순방 강행
'EU 회원국' 키프로스 민감한 '튀르크어 국제회의' 참석도 논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 되자마자 '평화 임무'를 자임하며 러시아에 이어 8일(현지시간)엔중국을 찾았다.
러시아 방문에 대한 비판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EU와 통상·안보 현안으로 충돌하는 중국을 찾아 또다시 엇박자를 내면서 EU 내에서 시선이 곱지 않다.
오르반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시 주석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평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 임무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오르반 총리에게 "조기 휴전과 정치적인 해결책 모색은 각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조기 휴전'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EU를 비롯한 서방에서 금기시하는 표현이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넘기고 조속히 휴전하자는 뜻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문이 지난 5일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비밀리에 추진됐다면서 오르반 총리가 EU의 외교정책 목표를 무시한 채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에게 '구애'한다는 EU 내부의 비판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대해 EU에서 비판이 나왔는데도 중국 방문을 강행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그가 우크라이나 지원, 대러시아 제재 등에서 EU와 사사건건 충돌했던 만큼 이런 행보가 새롭진 않지만 EU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엑스를 통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병원 등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비판하면서 "러시아 전쟁범죄에 연루된 모든 이는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러시아를 찾았을 때도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대한 EU 입장은 여러 EU 정상회의 성명에 이미 반영됐고 여기에는 EU와 푸틴 대통령 간 공식 접촉은 제외됐다"며 "그러므로 오르반 총리가 어떤 형태로든 EU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지도부는 물론, 스웨덴과 독일 등 EU 회원국 차원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원칙적으로 순회의장국은 EU 입법 과정에서 중재 역할이 주된 임무로, 대외적으로는 EU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의장국'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상 개별 국가의 입장이 대외적으로 EU 전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오르반 총리가 자국 외교정책의 정당성과 국제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부각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의장국 명함'을 활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오르반 총리가 지난 5∼6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튀르크어사용국기구(OT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도 EU는 즉시 반발했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6일 성명에서 "전적으로 헝가리와 OTS 간 양자 관계 틀 안에서 이뤄졌다.
EU의 대외적 대표성을 전혀 수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EU는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튀르키예계 키프로스 분리주의 단체인 소위 '북키프로스 튀르키예 공화국'을 OTS 참관국으로 승인하려는 시도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키프로스는 1974년 친 그리스계 장교들이 남부를 근거로 쿠데타를 일으키자 튀르키예군이 북부에 침공해 북키프로스를 수립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국제법상으로는 남부의 키프로스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EU 회원국이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북키프로스를 승인하고 사실상 피보호국으로 삼고 있다.
/연합뉴스
'EU 회원국' 키프로스 민감한 '튀르크어 국제회의' 참석도 논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 되자마자 '평화 임무'를 자임하며 러시아에 이어 8일(현지시간)엔
러시아 방문에 대한 비판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EU와 통상·안보 현안으로 충돌하는 중국을 찾아 또다시 엇박자를 내면서 EU 내에서 시선이 곱지 않다.
오르반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시 주석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평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 임무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오르반 총리에게 "조기 휴전과 정치적인 해결책 모색은 각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조기 휴전'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EU를 비롯한 서방에서 금기시하는 표현이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넘기고 조속히 휴전하자는 뜻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문이 지난 5일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비밀리에 추진됐다면서 오르반 총리가 EU의 외교정책 목표를 무시한 채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에게 '구애'한다는 EU 내부의 비판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대해 EU에서 비판이 나왔는데도 중국 방문을 강행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그가 우크라이나 지원, 대러시아 제재 등에서 EU와 사사건건 충돌했던 만큼 이런 행보가 새롭진 않지만 EU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엑스를 통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병원 등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비판하면서 "러시아 전쟁범죄에 연루된 모든 이는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러시아를 찾았을 때도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대한 EU 입장은 여러 EU 정상회의 성명에 이미 반영됐고 여기에는 EU와 푸틴 대통령 간 공식 접촉은 제외됐다"며 "그러므로 오르반 총리가 어떤 형태로든 EU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지도부는 물론, 스웨덴과 독일 등 EU 회원국 차원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원칙적으로 순회의장국은 EU 입법 과정에서 중재 역할이 주된 임무로, 대외적으로는 EU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의장국'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상 개별 국가의 입장이 대외적으로 EU 전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오르반 총리가 자국 외교정책의 정당성과 국제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부각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의장국 명함'을 활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오르반 총리가 지난 5∼6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튀르크어사용국기구(OT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도 EU는 즉시 반발했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6일 성명에서 "전적으로 헝가리와 OTS 간 양자 관계 틀 안에서 이뤄졌다.
EU의 대외적 대표성을 전혀 수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EU는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튀르키예계 키프로스 분리주의 단체인 소위 '북키프로스 튀르키예 공화국'을 OTS 참관국으로 승인하려는 시도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키프로스는 1974년 친 그리스계 장교들이 남부를 근거로 쿠데타를 일으키자 튀르키예군이 북부에 침공해 북키프로스를 수립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국제법상으로는 남부의 키프로스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EU 회원국이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북키프로스를 승인하고 사실상 피보호국으로 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