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연합, 최저 임금 인상·기업 초과이윤 과세 등 공약
S&P "새 국회, 佛 경제 불확실성 야기 우려"
佛재계, 좌파 집권 가능성에 "지속적 경제위기 우려"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 진영이 1당에 오르며 정부 운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자 재계에서 경영 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산업협회(MEDEF)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우리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치열한 국제 경쟁, 변동성이 큰 금융 시장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총선으로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성장 둔화, 기업 도산 증가, 얼어붙은 투자와 고용, 공공 재정 악화 등 우려스러운 상황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어 "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고 신뢰 회복과 일자리 확보를 위한 분명하고 안정적인 경제 정책을 추진해야만 성장 엔진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며 "지난 9년간 성장과 고용 측면에서 성과를 낸 경제 정책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친기업적 정책을 펴왔다.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섰으며, 실업률도 10% 수준에서 7%대 초반으로 떨어뜨렸다.

협회가 총선 다음날 곧바로 입장 표명에 나선 건 좌파 연합이 기업에는 부담을 가하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서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은 서민 지원 공약으로 최저 임금 인상, 물가 상승률에 연동한 임금 인상 등을 공약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연장하기로 한 정년도 60세로 낮춘다는 입장이다.

또 고소득자에 세금을 더 물리고 마크롱 대통령이 폐지한 부유세를 강화해 재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업의 초과 이윤에 대한 과세도 포함됐다.

협회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과세 증가,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 및 임금의 물가 상승률 연동, 연금 개혁이나 노동 시장 개혁 포기 등은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 효과를 초래해 프랑스를 깊고 지속적인 경제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국제 신용 평가사도 프랑스의 새 의회 구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새 국회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하고, 프랑스의 경제 및 재정 정책의 세부 사항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랑스가 대규모 공공 적자를 줄이지 못하고,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급증하거나 성장률이 장기간 우리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 국가 신용등급이 압박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S&P는 지난 5월 말 프랑스의 국가 재정 상태 악화를 이유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11년 만에 강등했다.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GDP의 5.5%에 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