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시급한 문제는 양극화·'약자 동행' 시급…변화에서 해법 찾아야"
오세훈 "변화 거부한 英 보수당 참패…보수의 길 다시 열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참패한 것과 관련 "서민에게 귀를 기울이는 따뜻한 정당, 약자들이 힘들어하는 일들을 먼저 풀어주는 유능함으로 보수의 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9일 '英 보수당의 역사적 참패에서 뭘 배울 것인가'라는 동아일보 기고문에서 영국 보수당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변화를 수용하고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우선 보수당이 300년이 넘는 세월을 존속해온 비결로 '변화 DNA'를 꼽았다.

'옛것을 지킨다'를 신조로 하는 정당이지만 "보수의 근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한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제3의 길을 주창한 토니 블레어에게 정권을 내준 뒤 보수당이 약자에 대한 배려와 분배, 환경 등 진보적 의제를 받아들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오 시장은 "그러나 최근에는 (보수당이) 사회의 요구를 받아 변화하고 수용하는 데 연이어 실패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중대한 도전이 있었지만 보수당은 무기력과 무능, 내부 분열만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국 노동당수인 키어 스타머는 핵 억지력을 강조한다거나 증세 논쟁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이며 지방선거와 총선을 모두 압승으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오 시장은 "유권자의 지지 상실과 당내 분열은 한국의 보수 정당도 똑같이 겪고 있는 난맥상"이라며 "우리의 해답도 결국은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양극화"라고 진단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은 여전히 변화를 거부하는 정당, 부자를 위한 정당, 영남 정당의 이미지가 강하다"며 "미래 비전을 내놓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내부 갈등과 투쟁만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양극화로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지배하고 있는 지금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포용사회 지향, 즉 약자와의 동행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약자와의 동행이야말로 국민의힘 집권 플랜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번영 플랜"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변화하는 시대 요구에 귀 기울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보수 재건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