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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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법인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이 전년대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는 기업지배기구 데이터 동향 제3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딜로이트그룹에 따르면 작년 코스피 상장사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은 49.7%로 전년 대비 12.6%포인트 하락했다. 2023회계연도 코스피 상장법인 중 연결자산규모가 5000억원 이상인 비금융사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해 15개 핵심지표에 대한 4년간 준수율을 따져본 결과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세 가지 항목에 대해 15개 핵심지표의 준수 여부를 공시하도록 돼있다. 올해부터는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과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이 아님' 항목이 신설됐다.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와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 상장사 모두 핵심지표 준수율이 하락했다.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에 따르면 2023년회계연도 기준 상장사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이 62.9%로 전년 대비 5.6%포인트 하락했다. 자산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은 42.9%로 8.3%포인트 내렸다.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 대상에 포함된 자산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기업은 35.8%의 준수율을 냈다.

김한석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 센터장은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가 자산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평균 준수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 1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경우엔 개정된 가이드라인이 처음 적용되면서 준수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준수율이 45% 미만으로 낮은 항목은 △집중투표제 채택(2.9%) △사외이사 의장 여부(13.0%)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16.6%)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 실시(29.4%)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31.7%)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 통지(41.7%) 등이었다.
'현금배당 예측가능성 제공'…코스피 주요 상장사 16.6% 그쳐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주의 의결권을 이사 수와 동일하게 배정해 소수주주의 의견을 대변하는 제도다.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는 "이는 주요 코스피 상장사들이 이사회 구성에서 소액주주 이익 반영에 소극적인 경향을 시사한다"며 "경영진 견제 기능과 의사결정 촉진 역할을 파악할 수 있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여부 준수율도 전년대비 낮아져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평균 준수율이 70% 이상인 항목은 △경영 관련 중요 정보에 내부감사기구 접근 절차 마련(96.9%) △내부감사기구 회계 및 재무 전문가 존재(87.2%) △전자투표 실시(78.4%)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 정책 마련 및 운영(74.4%) 등이었다. 보고서는 이들 항목의 높은 준수율이 법규상 요구되는 의무이행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수퍼 주총데이'를 피해 주주총회를 여는 주주총회 집중일 외 개최(67.1%),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수립 여부(56.0%),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50.1%) 등 항목은 각각 준수율이 50% 이상이었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를 설치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45.5%,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한다고 공시한 기업은 54.9%였다.

김한석 센터장은 “2026년까지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므로 기업들이 거버넌스 이슈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