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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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른다"…'진격의 TSMC' 시총 1조달러 돌파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미국 증시에서 장중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TSMC 주식예탁증서(ADR)는 1.43% 상승한 186.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열흘 앞두고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자 개장 직후 4.8%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1조달러로 불어났었다. 종가 기준 올해 83% 뛰었다.

앞서 전날 대만 증시에서도 TSMC는 장중 4.5% 강세를 보이며 1050대만달러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며 2.99% 오른 1035대만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모건스탠리가 전날 TSMC의 목표주가 기존 1080대만달러에서 1180대만달러로 약 9.3% 상향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판) 가격 인상이 예상되면서 실적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TSMC의 헝거 마케팅(상품 부족 상태를 만들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기법)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며 "2025년에는 최첨단 파운드리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987년 설립된 TSMC는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기술로 글로벌 주요 고객사 위탁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 애플, 엔비디아, AMD 등이 주요 고객사로 꼽힌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최대 수혜주로 엔비디아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실제 칩 제작은 TSMC가 거의 담당한다. 엔비디아 등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실적이 연동되는 구조다. 올해는 특히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이 보편화하면서 3나노 공정을 활용한 반도체 칩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를 구동하려면 고성능 연산이 필요하면서 동시에 전력 소비량을 대폭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웨이저자 신임 TSMC 회장은 지난달 4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현재 모든 AI 반도체는 TSMC가 생산하고 있다”며 "올해 메모리 부문을 제외한 세계 반도체 시장은 1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하반기 출시될 애플 아이폰16시리즈 전체에 3나노 공정의 칩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TSMC는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30.1% 증가한 2296억2000만대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4월엔 59.6% 늘어난 2360억2000만대만달러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AI 반도체 칩 수요 증가로 호실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17일 대만 공상시보는 "애플과 엔비디아의 주문량이 늘면서 3나노 공정 물량은 2026년분까지 가득 찼다"며 "3나노 칩 가격이 5% 인상되면서 내년 첨단 패키징 공정 가격도 10~20%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증권사들은 TSMC의 목표주가를 최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HSBC는 1370대만달러, 맥쿼리증권은 1280대만달러로 올렸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920대만달러에서 1040대만달러로 높여 잡았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