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공공부문 女노동자 월급 약 10만원으로 줄어…최대 85% 깎인 듯
"또 여성 억압"…아프간 탈레반, 공공부문 女노동자 월급 삭감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공공부문 여성 노동자의 월급을 대폭 삭감했다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아프간 탈레반 정부 재무부 대변인 아흐마드 왈리 하크말은 집에 머무는 공공부문 여성 노동자 월급이 5천아프가니(약 9만7천원)로 삭감됐다며 이 조치는 이달부터 적용된다고 전날 AFP에 밝혔다.

하크말 대변인은 이들 여성 노동자의 직전 월급이 얼마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학 교수 등 공공부문 여성 노동자들이 이전에 월급으로 최대 3만5천아프가니를 받은 점에 견줘볼 때 재택 공공부문 여성 노동자들의 월급은 최대 약 85%가 깎인 셈이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철수 과정에서 재집권한 뒤 공공부문 여성 노동자들의 사무실 출근을 금하고 집에 머물게 하면서 월급을 지급해오고 있다.

정부 부처에서 행정직으로 일하는 여성들은 약 2만아프가니의 월급을 받았지만, 탈레반 재집권 직후 월급이 대부분 1만5천아프가니로 삭감됐다.

이번 월급 삭감 조치로 수만 명이 영향을 받게 됐다.

다만 정부 병원이나 학교와 같은 격리된 공간에서 일하도록 허락받은 여성들은 직급에 따라 여전히 정상적인 월급을 받는다고 AFP는 전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직후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엄격하게 해석하면서 여성의 여러 자유를 제한했다.

유엔은 이를 과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시된 백인 정권의 유색인종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빗대 '젠더(性) 아파르트헤이트'로 부른다.

현재 아프간 여성들은 학교 교육 이수를 제한받을 뿐만 아니라 공원이나 체육관, 목욕탕 등 공공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간은 수십년간 전쟁에 시달려오며 국제사회 원조로 지탱됐으나 탈레반 재집권 후 국제사회 원조가 급감해 많은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월급 삭감 조치도 이런 상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전체 인구의 약 70%인 2천920만명이 지난해 기준으로 긴급 인도주의적 생존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