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3국3색 칠기 … 시간의 예술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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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삼국삼색(三國三色)-동아시아의 칠기’展
국립중앙박물관서 9월22일까지
한국 나전칠기, 화려하고 섬세
중국 칠기 정교한 문양 돋보여
일본은 마키에 기법으로 정교한 표현
국립중앙박물관서 9월22일까지
한국 나전칠기, 화려하고 섬세
중국 칠기 정교한 문양 돋보여
일본은 마키에 기법으로 정교한 표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삼국삼색(三國三色)-동아시아의 칠기’는 나전칠기를 비롯한 다양한 칠기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제목처럼 전시장에는 한국의 칠기 외에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일본 칠기들과 중국 국가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칠기 유물들이 함께 나와 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014년부터 시작해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는 한국·일본·중국 국립박물관 공동특별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서 칠기를 만들고 사용했던 지역은 오직 동아시아 뿐. 한·중·일 세 나라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칠기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칠기를 장식하는 방식은 세 나라가 판이하게 달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점에 주목했다. 전인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삼국 칠기들의 ‘장식 기법’ 차이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12~19세기 제작된 한·일·중의 칠기 총 46점을 통해 각국 칠기 장식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차이의 핵심은 ‘붙이고(한국) 뿌리고(일본) 새겼다(중국)’는 말로 요약된다. 한국의 나전칠기는 진주빛이 영롱한 자개를 붙여 꾸민 것이다. 전시장에 나온 고려시대 나전칠기들은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13~14세기 고려시대 제작된 보물 '나전 칠 모란·넝쿨무늬 경전 상자'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경전함에 쓰인 나전의 두께는 0.3~0.8mm, 조각 수는 2만5000여개에 이른다.


한·중·일 칠기 중 가장 역사가 깊고 종류가 다양한 건 단연 중국 칠기다. 이번 전시는 수많은 종류의 중국 칠기 중 '새기는 방식'으로 만든 유물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예컨대 청나라 때 작품인 '조칠 산수·인물무늬 운반 상자'는 겹겹이 옻칠한 뒤 이를 파내 문양을 표현하는 조칠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다.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채, 산수인물도를 비롯한 정교하고 다양한 무늬들이 돋보인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