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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증시 활황에 개발 호재까지…날아오르는 TDK [글로벌 종목탐구]
일본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증시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 공급사인 TDK는 최근 에너지 밀도를 대폭 높인 전고체 배터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파나소닉은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실적이 저조하다.

10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TDK 주가는 1주당 1만1005엔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67% 이상 상승했다. 증권사들 가운데 74%가 매수 의견을 내고 있지만, 평균 목표 주가(9485엔)는 이미 훌쩍 넘겼다. 이 배경에는 같은 날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가(4만1831)를 찍는 등 일본 증시 활황뿐만 아니라 TDK의 기술 개발 호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TDK는 최근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100배 개선한 소형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재는 세라믹을 바탕으로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리튬합금 음극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전기 충전 용량을 개선하고 기기의 크기를 줄일 뿐만 아니라 작동(방전)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TDK는 2020년 이미 초소형 전고체 배터리인 세라차지를 개발해 양산하고 있다. 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리터당 10와트시(Wh)다. 이후 경쟁업체들이 50Wh/L의 소형 전고체 배터리를 속속 개발하며 TDK를 추격해왔다. TDK가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새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000Wh/L에 달한다. 이는 기존에 소형 전자 기기에 쓰이는 액체 전해질 기반의 코인셀 배터리(400Wh/L)보다도 2배 이상 높은 밀도다.

노보루 사이토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소형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다"며 "무선 이어폰부터 스마트워치까지 다양한 소형 기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사회의 에너지 변환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TDK가 사용하는 세라믹 소재는 대형 배터리를 만드는 데에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용 배터리로 크기를 키우기엔 아직 기술적 돌파구가 없다는 의미다.
日증시 활황에 개발 호재까지…날아오르는 TDK [글로벌 종목탐구]
일각에서는 TDK의 이번 개발 덕분에 애플의 각종 기기가 더욱 슬림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935년 설립된 TDK는 1960년~1970년대에 카세트 테이프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배터리 소재 개발과 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애플의 핵심 공급사로, 전 세계 스마트폰용 배터리 시장에서 50~6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드론 등에 쓰이는 중형 용량 배터리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넓혀갈 계획이다.

반면 일본 배터리 기업 가운데 테슬라 공급사인 파나소닉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나소닉 주가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8% 넘게 빠지며 1316엔에 거래를 마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2020년 저점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업체로 유명한 파나소닉은 최근 1년간 전자 부문에서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가 원인 중 하나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2021년 이후 2년 연속 둔화됐다. 유럽에서는 독일 정부가 전기 히트펌프 보조금을 줄이면서 히트펌프 판매량이 급감한 게 악재가 됐다. 히트펌프 시스템 판매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파나소닉이 급성장한 동력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다.

중국 경쟁사들과의 저가 배터리 경쟁도 시급한 과제다. 중국 기업들은 남아도는 배터리 생산량을 일본 등에 밀어내기 수출을 하고 있다. FT는 "전기차 배터리는 과거 플라즈마 TV 사업의 과잉 투자와 그로 인한 이익 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파나소닉의 해답이었지만, 이제는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日증시 활황에 개발 호재까지…날아오르는 TDK [글로벌 종목탐구]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