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아산시장이 2022년 7월 1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아산시청 제공
박경귀 아산시장이 2022년 7월 1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아산시청 제공
박경귀 아산시장(63)이 2심 법원에서도 또다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박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년 넘게 재판받으면서 그간 선고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지만, 다시 진행된 재판에서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김병식)는 박 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지난해 8월 있었던 항소심 재판과 같은 형량인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박 시장은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아산시장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오세현 더불어민주당 후보(55)를 상대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혐의(허위 사실 공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대전지법 천안지원 1심 재판에서 검찰은 벌금 800만원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그해 6월 4일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시장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의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건전한 선거 문화를 위해 엄격하게 확인된 사실을 공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한 박 시장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인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지난해 8월 25일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과 같은 벌금 1500만원을 유지했다.

박 시장 측은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지난 1월 25일 “사건 실체를 판단하기에 앞서 항소심 판결과정에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며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파기환송 사유로 ‘박 시장 측이 새로 선임한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뤄지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대법원은 당시 사건을 파기환송 하면서 박 시장 혐의에 대한 유·무죄 취지의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대전고법은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의 위법 사항 지적에 따라 절차를 이행했고, 이번에 두 번째 2심 재판을 진행해 다시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박경귀 시장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이 무효가 된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