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경기 용인정)이 대통령 직속 국가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기반 시설 설치 비용을 지원하도록 하는 반도체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 기존에 여야가 발의한 반도체 특별법에 ‘반도체 투자 기업 자금 융자’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실적 보고 의무화’ 등의 조항을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여야가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민주당이 반도체 이슈 선점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이르면 이번주 중 발의한다. 이 의원이 발의할 법안에는 △5년 단위 반도체 지원 기본계획 수립·시행 △반도체 산업 특별회계 설치·운용 △반도체 산업 공급망센터 지정·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출신 고동진 의원이 반도체 생산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력·산업 용수 공급을 정부가 책임지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어 민주당에서는 김 의원이 반도체산업 지원기금 조성 및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한 전력망 구축 등 내용을 더한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반도체 지원 법안들을 병합 심사해 당론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K 반도체 대전환’ 토론회에서 “반도체 산업은 국가 명운을 가르는 핵심 전략자산”이라며 “민주당이 앞장서서 반도체 산업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는 길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여야가 앞다퉈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 처리가 민주당의 반대로 표류했지만 22대 국회에선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여야의 ‘반도체 경쟁’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보조금 지급과 인프라 지원 등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재정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민주당 소속 산자위 의원들은 이 의원 주최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의원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도체 지원을 위한 입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