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연고지인 프로야구팀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홈 경기가 잠실 돔구장이 새로 지어지는 5년간(2027~2031년) 잠실주경기장(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좌석 규모는 현재(2만5000석)보다 줄어든 1만8000여 석으로 정해졌다. 포스트 시즌 등에는 관람석 규모를 3만 석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존 잠실야구장은 2032년 3월 인근 호텔에서 직접 관람이 가능한 세계적 수준의 ‘첨단 돔구장’으로 새로 개장한다.
야구 돔구장 짓는 5년간…잠실주경기장서 '플레이볼'

LG·두산, 잠실 안 떠난다

서울시는 기존 잠실야구장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는 동안 잠실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활용하기로 야구계와 협의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LG와 두산은 2026년 시즌까지는 잠실야구장을 쓰고 2027~2031년까지 총 5개 시즌 홈 경기장으로 잠실주경기장을 사용한다. 새로 지을 잠실 돔구장은 2032년 3월 개장한다.

경기장 좌석은 그라운드와 거리 등 관람 여건을 고려해 내·외야를 중심으로 1~2층에 총 1만8000여 석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잠실야구장은 2만5000석 규모다. 지금보다 좌석이 7000석가량 줄어든다. 다만 향후 모니터링 등을 통해 관람객 안전을 확인한 뒤 주요 경기와 포스트 시즌 등에는 3층 관람석까지 개방해 총 3만 석 넘는 규모로 조성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동 통로가 제한돼 있어 더 많은 관객을 받으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잠실종합운동장 북쪽 부근 공사 구역을 조정해 백제고분로 방향의 동쪽 진출입로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관객 동선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주경기장이 야구장으로 개조되면서 육상 트랙과 축구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매뉴얼에 맞춰 프로야구 필드로 바뀐다. 일부 실내 공간은 더그아웃(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 선수 코치 등의 대기 장소), 선수 지원 공간 등으로 탈바꿈한다.

대체 구장은 300억~400억원을 들여 2026년까지 1년간 설계를 마치고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두 구단과 상업광고 사용료를 조정하는 등 비용 보전 방법을 협의할 예정이다.

2032년엔 호텔 직관 첨단 돔구장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잠실야구장을 헐고 돔구장·호텔을 짓는 내용의 ‘잠실 일대 첨단 스포츠·전시 컨벤션 시설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대체 구장으로 목동야구장, 고척스카이돔, 인천시 및 경기 수원시 야구장 등이 검토됐다. 하지만 야구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추가 협의를 이어왔다. LG, 두산은 잠실야구장과 가까운 잠실주경기장이 대체 구장으로 결정되면서 ‘잠실’이라는 상징성을 계속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잠실야구장은 ‘호텔 직관’이 가능한 첨단 돔구장으로 새로 지어진다. 잠실운동장·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주관사 한화)는 기존 잠실야구장을 헐고 2032년까지 3만 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립한다. 국제 경기 유치가 가능한 규모로 오프 시즌(정규 시즌 이후)에는 K팝 등 대규모 공연과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구장과 연계된 호텔 객실에서는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총 300실 가운데 120실 정도를 ‘야구장 뷰’로 설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객실뿐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과 피트니스센터 등 부대시설에서도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돔구장 옆으로는 11만㎡(전시·컨벤션면적 기준) 규모의 컨벤션센터도 들어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민 안전과 관람객의 편의를 고려해 대체 야구장을 조성할 것”이라며 “잠실 돔구장 건립도 신속하고 안전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정/박진우 기자/사진=임형택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