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만 조 단위"…금감원, 금융권 '부실 PF 평가' 현장점검
금융감독원이 오는 11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를 미흡하게 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주에 신협중앙회와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2금융권 다수가 시험대에 오르고, 다음 주에는 증권업계와 지방은행, 보험사 등으로 점검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신협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으로 연체율이 6%대까지 치솟으며 가장 먼저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신협 개별 조합들이 제출한 PF 사업장 평가가 금감원이 계량화된 기준에 따라 보유 중인 자체 평가와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신협을 대상으로 PF 평가에 대한 집중 현장 지도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계에서도 각각 5~6개 회사에 대해 현장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흡한 PF 사업성 평가를 한 개별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 및 새마을금고중앙회에 통보하고,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 주도로 점검이 실시된다.

PF 부실 우려가 큰 2금융권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이 실시될 예정이지만, 오는 15일부터는 증권사와 은행, 보험업권까지 점검 대상이 확대된다.

은행업권 중에서는 지방은행들에서 미흡한 PF 사업성 평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사업성 평가 기준을 현재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한 바 있다.

기존 악화우려 사업장은 금융사가 대출액의 3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했는데 앞으로 부실우려 사업장은 75%를 충당금으로 쌓게 됐다.

이에 따라 2금융권은 당장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손실 인식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현장 점검과 지도를 거쳐 오는 26일 사업성 평가 결과 및 충당금 규모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2금융권에서만 조 단위의 추가 충당금이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엄격한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이뤄질 것"이라며 "상반기 적자 폭이 당초 예상보다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