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출신이 40%
"英 '흙수저' 내각 사립학교 출신 1명…보수당땐 60% ↑"
새로 출범한 영국 노동당 내각에서 사립학교 출신 비율이 전후 최저 수준이라고 스카이 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육 시민단체 서튼 트러스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키어 스타머 총리를 비롯한 내각 25명 가운데 사립 중등학교 출신은 루이스 헤이그 교통장관이 유일하다.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낵 내각에서 각각 64%, 68%, 63%였던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이번 내각의 사립학교 비율은 1945년 이후 최저로 이전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내각에서 각각 32%였던 것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다.

이 비율은 1955년 구성된 보수당 앤서니 이든 내각에선 100%, 1979년 마거릿 대처 내각에서 91%에 달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에서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 비율은 6%다.

출신 대학은 영국 명문대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가 스타머 총리를 포함해 이번 내각에서 40%였다.

이 두 학교 출신 영국 총리는 역대 45명이다.

스타머 총리는 학업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공립 중등학교인 그래머스쿨을 다녔는데 재학 중 학교가 사립으로 전환했으나 그는 보조금을 받고 학교를 졸업했다.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는 16세에 임신으로 다니던 공립학교를 그만뒀고 출산 이후 후기중등·고등교육 기관을 시간제로 다니며 수화와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이번 스타머 내각에는 공공주택에서 자란 브리짓 필립슨 교육장관, 가족 중 첫 대학 진학자인 스티브 리드 환경장관 등이 '흙수저' 출신 각료가 상당수다.

"英 '흙수저' 내각 사립학교 출신 1명…보수당땐 60% ↑"
헤이그 장관은 과거 노동당 의원들 사이에선 사립학교가 '상당히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도 사립학교에 반대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은 총선 기간 사립학교 학비에 20%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현행 혜택을 폐지하고 이 세수를 공립학교 교사 충원에 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공약으로 수만 명이 사립학교를 떠나면 공립학교 운영에 압박이 가중되고 중소규모 사립학교의 재정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6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내각 테이블에 인생을 쉽지 않게 출발했던 사람들이 둘러앉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