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5종 최초 올림픽 메달리스트…"파리서도 '한 획' 그어보렵니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⑩ 근대5종 전웅태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의 이름 앞엔 2021년 8월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이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 남자부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근대5종에서 입상해 '새 역사'를 만든 주인공이다.

하나도 잘하기 어려운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을 한 명의 선수가 다 해야 하는 근대5종은 유럽에서 비롯된 종목으로, 여전히 국내에선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스포츠다.

그래도 전웅태의 올림픽 메달로 과거보단 이름이 알려졌고, 종합 스포츠 대회 때면 한국 선수단의 '유망 종목'으로 명함을 내밀게 됐다.

3년이 흐른 지금도 전웅태는 한국 근대5종의 '에이스' 역할을 하며 2024 파리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건 이후 그는 "앞으로 '은'과 '금'이 더 남았다.

다음에는 더 높은 위치에 서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곧장 다음 목표를 세웠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 왔다.

전웅태는 2022년 5월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3차 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1천537점이라는 '역대 최고점'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월드컵 파이널에서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⑩ 근대5종 전웅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돼 지난해 가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개인전 2연패에 성공, 아시안게임 남자 근대5종에서 처음으로 개인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당시 단체전에서도 한국이 13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앞장서며 한국 선수단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을 '올림픽을 위한 하나의 관문, 발판'으로 표현했던 그는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들어선 월드컵 개인전에서 입상하지 못했으나 지난달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년 만에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며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청신호를 켰다.

수영 선수를 하다가 중학교 때 근대5종을 시작한 전웅태는 5종 중 수영 외에 육상과 사격을 결합한 레이저 런에 강점을 보여왔는데,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땐 특히 사격에서 '인생 경기'를 펼치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그는 "이번 시즌 전반기는 외국 선수들을 많이 분석하고 후반기는 제 페이스를 올리려고 계획했는데, 잘되고 있는 것 같다"며 파리 올림픽 근대5종 경기가 열리는 8월 8∼10일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림픽] 태극전사가 간다 ⑩ 근대5종 전웅태
도쿄 올림픽 때 9위, 항저우 아시안게임 10위,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땐 10위 밖에 자리했던 첫 종목 펜싱 랭킹 라운드의 순위가 뒷받침된다면 이번엔 동메달이 아닌 색깔의 메달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을 하면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고 긍정적인 모습, 자신감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당찬 발언이 매력인 전웅태는 요즘 내내 따라다니는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이라는 수식어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될 놈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제가 '될 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온 대로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올해도 '될 놈 될'로 가겠다.

한 획을 긋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시즌 국제대회에서 성장세를 보인 후배 서창완(국군체육부대)과 함께 파리 올림픽 남자부에 출전할 그는 '선의의 경쟁'을 '동반 입상'으로 장식한 뒤에 펼쳐 보일 세리머니도 이미 계획해뒀다.

"레슬링의 김현우 선수가 메달을 딴 뒤 관중석에 계시는 한국 응원단을 향해 큰절하는 것이 멋있어 보였다"며 자신도 지도자들과 응원단을 향해 큰절을 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는데, 베르사유 궁전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