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제조업 회복 불안…건설업 취업자 수 2개월 연속↓
훈풍 불던 고용시장 이상기류?…제조업 '주춤'·건설업 '흔들'
취업자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10만명을 밑돌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용 훈풍'이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제조업 일자리의 증가 폭이 둔화하고, 청년층의 '쉬었음'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불안한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고용률이나 실업률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라는 점에서 고용시장의 '다운턴'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 제조업 취업자 둔화세…반도체 중심 회복에 전망도 불투명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9만6천명 늘었다.

지난 5월 8만명에 이어 2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0만명을 하회했다.

그간의 견조한 고용 흐름에서 빗겨나, 둔화 구간에 접어드는 시그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더딘 제조업 회복세와 건설 불황, 내수 부진 등이 일자리 시장을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4월 10만명 증가했지만 이후 5월 3만8천명, 6월 6천명으로 증가 폭이 점차 줄고 있다.

반도체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12월부터 취업자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작년 내내 이어진 취업자 감소 폭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향후 고용 전망도 밝지는 않다.

제조업 생산이 3월 3.3% 줄었다가 4월 2.7% 플러스로 반전했지만, 5월에는 1.1% 감소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조선 등 고용 창출력이 높은 전통적 제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고용 창출력이 낮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이뤄지면서 일자리 시장의 온기 확산이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훈풍 불던 고용시장 이상기류?…제조업 '주춤'·건설업 '흔들'
◇ 건설업·내수 부진도 영향…청년층 '쉬었음' 증가
건설업 취업자 또한 5월 4만7천명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6만6천명 줄었다.

상용직과 일용직이 모두 감소하면서 건설업 부진을 반영했다.

5월 건설 기성은 전월보다 4.6% 감소했다.

미래 건설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인 건설 수주도 29.9% 줄었다.

내수에 영향을 받는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역시 지난달 5만1천명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도 5월 8만명에서 지난달 4만7천명으로 증가 폭이 둔화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건설업은 하반기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고용 마이너스'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내수가 살아나기도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청년 취업 부진 흐름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14만9천명 감소해 20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감소 폭 역시 5월(17만3천명)에 이어 2개월 연속 10만명을 웃돌았다.

청년층 고용률 역시 지난달 -0.4%포인트(p)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은 쉬었음은 4만명 증가해 두 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증가 폭도 작년 7월(4만명) 이후 최대다.

훈풍 불던 고용시장 이상기류?…제조업 '주춤'·건설업 '흔들'
◇ 고용률은 '역대 최고' 유지…"7월 증가폭 확대 예상"
다만 최근 흐름과는 별개로 전반적인 고용의 '비율 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6월 기준 역대 최고치고, 실업률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최근 취업자 수 둔화 흐름 역시 작년의 기저효과와 폭우, 폭염 등 기상 요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시적 부침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뚜렷한 만큼, 궁극적으로는 고용과 내수까지 온기가 전달돼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세적인 취업자 증가 폭 둔화는 이어지고 있고, 특히 건설업 쪽은 수주 부진이 영향이 건설에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7월에는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 폭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