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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을 타면 경복궁역까지는 10분이 안 걸리고, 강남도 30분이면 갑니다. 마포나 성동구에 비해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부부한테 인기가 많아요.” (서울 은평구 A공인 관계자)
올 초 강남권과 도심 등 주요 지역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마포·성동·광진구 등을 넘어 은평구로 확산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인근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에서는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대중교통을 통해 도심과 강남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주요 지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최근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30·40대 수요자가 은평구로 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도 최근 들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5일 13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1월에는 같은 면적 거래가가 11억~11억2500만원 선이었지만, 5개월 만에 2억원이 뛰었다. 2022년 4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13억7000만원)에 바짝 따라붙었다.
2020년 5월 준공된 이 단지는 2569가구로 규모가 크다. 6월에만 19가구가 손바뀜했다. 지난 5월 이후 40가구가 거래돼 서울에서 거래량이 12번째로 많은 단지였다. 이 단지보다 거래량이 많은 아파트는 대부분 5000가구 안팎의 대단지다.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딘 편이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0억5000만~11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1월 같은 면적이 10억3900만원에 거래된 후 5개월 만에 3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2018년 10월 입주해 올해로 7년 차를 맞은 952가구 규모 단지다.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준공 전까지 녹번역 일대 대장 아파트를 차지했지만, 인근 주요 상권 등 인프라가 응암동 쪽으로 형성돼 길 건너 단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기가 늦게 뻗쳤다. 불광역 방향으로 ‘래미안 베라힐즈’(1305가구, 2019년 준공), ‘북한산푸르지오’(1230가구, 2015년 준공) 등의 단지가 이어진다. 녹번역 역세권에는 준공 10년 이내 새 아파트만 7000가구 가까이 몰려 있는 셈이다.
녹번역 일대는 지하철 3호선으로 연결돼 도심과 강남 주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직장인의 선호도가 높다. 광화문 인근 3호선 경복궁역까지는 지하철 4개 역, 8분 거리다. 2·3호선 교대역에 가려면 17개 역, 33분을 이동하면 된다. 녹번역에서 2개 역 거리인 연신내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연말 연결될 전망이다. 백련산과 북한산 등이 가까운 ‘산세권’ 단지로 평가받는다. 깨끗하고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변 산과 단지 조경이 어우러져 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학군은 아쉬운 편이다. 길을 건너면 녹번역과 붙어 있는 은평초가 있다. 중·고등학교가 멀다. 가장 가까운 영락중이 주요 단지에서 1㎞가량 떨어져 있다. 홍은중은 백련산 자락 반대편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지 않다. 고등학교는 주요 단지 반경 1㎞ 안에 단 한 곳도 없다.
대중교통은 편리하지만, 도로교통은 상황이 좋지 않다. 경기 고양시와 은평구, 서대문구 주민이 도심으로 이동할 때 모두 통일로로 몰리기 때문에 출·퇴근길 차량 정체로 악명이 높다.
은평구 A공인 관계자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신혼부부나 초등학생 아이 키우는 가족이 녹번역 인근 단지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서울 역세권에 새 아파트가 이렇게 몰려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수요도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올 초 강남권과 도심 등 주요 지역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마포·성동·광진구 등을 넘어 은평구로 확산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인근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에서는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대중교통을 통해 도심과 강남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주요 지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최근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30·40대 수요자가 은평구로 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녹번역 인근서 최고가 속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응암동 ‘힐스테이트 녹번역’ 전용 84㎡ 3가구가 지난달 12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12억1000만원)와 같은 기록이다. 거래량도 확 늘었다. 이 단지에서만 지난달 9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올 초에는 한 달 거래량이 2~4건에 불과했다. 힐스테이트 녹번역은 2021년 4월 준공한 새 아파트다. 총 11개 동, 879가구 규모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3번 출구와 붙어있다. 전용면적 41㎡ 초소형부터 84㎡ 중소형까지로 이뤄져 있다.같은 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도 최근 들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5일 13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1월에는 같은 면적 거래가가 11억~11억2500만원 선이었지만, 5개월 만에 2억원이 뛰었다. 2022년 4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13억7000만원)에 바짝 따라붙었다.
2020년 5월 준공된 이 단지는 2569가구로 규모가 크다. 6월에만 19가구가 손바뀜했다. 지난 5월 이후 40가구가 거래돼 서울에서 거래량이 12번째로 많은 단지였다. 이 단지보다 거래량이 많은 아파트는 대부분 5000가구 안팎의 대단지다.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딘 편이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0억5000만~11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1월 같은 면적이 10억3900만원에 거래된 후 5개월 만에 3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2018년 10월 입주해 올해로 7년 차를 맞은 952가구 규모 단지다.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준공 전까지 녹번역 일대 대장 아파트를 차지했지만, 인근 주요 상권 등 인프라가 응암동 쪽으로 형성돼 길 건너 단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기가 늦게 뻗쳤다. 불광역 방향으로 ‘래미안 베라힐즈’(1305가구, 2019년 준공), ‘북한산푸르지오’(1230가구, 2015년 준공) 등의 단지가 이어진다. 녹번역 역세권에는 준공 10년 이내 새 아파트만 7000가구 가까이 몰려 있는 셈이다.
평화로운 산세권…대중교통도 우수
녹번역 인근 단지 거래 증가로 은평구 전체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은평구 아파트 가격은 전 주 대비 0.21% 상승했다. 연간 누적으로는 0.63% 올랐다. 강남권과 가까워 ‘강남 4구’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강동구(0.50%)보다도 높다. 도봉구(-0.84%), 강북구(-0.43%), 노원구(-0.37%), 구로구(-0.01%) 등 서울 중저가 지역 상당수가 아직 연간 누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녹번역 일대는 지하철 3호선으로 연결돼 도심과 강남 주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직장인의 선호도가 높다. 광화문 인근 3호선 경복궁역까지는 지하철 4개 역, 8분 거리다. 2·3호선 교대역에 가려면 17개 역, 33분을 이동하면 된다. 녹번역에서 2개 역 거리인 연신내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연말 연결될 전망이다. 백련산과 북한산 등이 가까운 ‘산세권’ 단지로 평가받는다. 깨끗하고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변 산과 단지 조경이 어우러져 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학군은 아쉬운 편이다. 길을 건너면 녹번역과 붙어 있는 은평초가 있다. 중·고등학교가 멀다. 가장 가까운 영락중이 주요 단지에서 1㎞가량 떨어져 있다. 홍은중은 백련산 자락 반대편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지 않다. 고등학교는 주요 단지 반경 1㎞ 안에 단 한 곳도 없다.
대중교통은 편리하지만, 도로교통은 상황이 좋지 않다. 경기 고양시와 은평구, 서대문구 주민이 도심으로 이동할 때 모두 통일로로 몰리기 때문에 출·퇴근길 차량 정체로 악명이 높다.
은평구 A공인 관계자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신혼부부나 초등학생 아이 키우는 가족이 녹번역 인근 단지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서울 역세권에 새 아파트가 이렇게 몰려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수요도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