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연일 최고치라는데…"내 계좌는 왜 이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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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최고 수준…지수는 2800선 머물러
주식 수 늘어 몸집 커졌지만 주가는 '부진'
쪼개기 상장·인색한 주주환원 원인 꼽혀
"밸류업 프로그램 자리 잡으면 차이 줄어들 것"
주식 수 늘어 몸집 커졌지만 주가는 '부진'
쪼개기 상장·인색한 주주환원 원인 꼽혀
"밸류업 프로그램 자리 잡으면 차이 줄어들 것"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지수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규 상장, 유상증자로 시장의 몸집이 커졌지만 주식 수가 늘어난 만큼 주가는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주가의 원인으론 지수 산출 방식과 함께 쪼개기 상장, 인색한 주주환원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되며 시총과 지수 간 괴리가 작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은 연일 최대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9일 2339조6866억원으로 2021년 8월 10일 기록한 2339조2060억원을 넘은 데 이어 10일도 2340조8119억원으로 최대치를 새로 썼다.
올해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은 10%가량 늘었다. 하지만 지수는 8% 오르는 데 그쳤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2867.99에 마감했다. 2021년 7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3305.21에 비해 15%가량 낮다. 당시 코스피 시가총액은 2314조4174억원으로 현재와 비슷했다. 길게 보면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2014년 7월 9일부터 10년간 코스피는 43.3% 올랐지만, 시가총액은 1198조2517억원에서 2340조8119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이같이 지수와 시가총액 흐름 간 차이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지수 산출 방식에 있다. 코스피는 현 시점 시총을 과거(1980년) 시총과 비교해 산출하는데 이 때 활용되는 '기준시가총액'과 실제 시가총액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유상증자·신규상장 등 주가변동 외의 요소로 시가총액이 움직이는 경우 지수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준시가총액을 수정한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할 때 코스피 시가총액이 100조원 이상 늘었지만, 지수가 그만큼 출렁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감안해도 코스피 시가총액과 지수 흐름 간 괴리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미국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지수의 경우 시가총액이 불어난 만큼 지수도 올랐다. 전문가들은 나스닥과 코스피의 지수 상승폭 차이를 쪼개기 상장, 인색한 주주환원 등에서 찾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과 일맥상통한다는 진단이다.
이달 9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954곳의 총발행주식 수는 621억800만주다. 10년 전 907개 상장사가 발행한 353억2300만주에 비해 75.8% 늘었다. 유상증자·액면분할에 따라 신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도 주식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 최근 5년(2019~2023년) 유가증권시장에 66개 종목이 신규 상장(재상장 포함)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유상증자, 쪼개기 상장 등으로 발행주식 수가 늘고 있다"며 "연간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종목은 100개 이상인 데 반해 퇴출당하는 종목 수는 10~30개에 불과하고,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가 부진해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상장사의 연평균 총주주수익률(TSR)은 마이너스(-) 2%다. TSR은 주주가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모든 가치의 총합을 시가총액 대비 비율지표로 환산한 개념이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증시의 TSR은 각각 9%, 12%였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국내 대기업이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게을리했고, LG에너지솔루션 쪼개기 상장 이슈 등 지배주주가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TSR이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도입되면 지수와 시가총액 간 괴리가 좁혀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쪼개기 상장이 어려워지고,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자회사 중복 상장 계획이 있는 경우 모회사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계획을 설명해야 한다. 또 배당금액, TSR 등이 재무지표에 추가됐다.
이 실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모자회사 중복 상장 이슈 해소를 권고하고 있어 프로그램이 정착하면 지수가 시가총액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장유지 조건을 강화해 '좀비 상장기업'을 적극 퇴출하는 조치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은 연일 최대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9일 2339조6866억원으로 2021년 8월 10일 기록한 2339조2060억원을 넘은 데 이어 10일도 2340조8119억원으로 최대치를 새로 썼다.
올해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은 10%가량 늘었다. 하지만 지수는 8% 오르는 데 그쳤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2867.99에 마감했다. 2021년 7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3305.21에 비해 15%가량 낮다. 당시 코스피 시가총액은 2314조4174억원으로 현재와 비슷했다. 길게 보면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2014년 7월 9일부터 10년간 코스피는 43.3% 올랐지만, 시가총액은 1198조2517억원에서 2340조8119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이같이 지수와 시가총액 흐름 간 차이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지수 산출 방식에 있다. 코스피는 현 시점 시총을 과거(1980년) 시총과 비교해 산출하는데 이 때 활용되는 '기준시가총액'과 실제 시가총액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유상증자·신규상장 등 주가변동 외의 요소로 시가총액이 움직이는 경우 지수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준시가총액을 수정한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할 때 코스피 시가총액이 100조원 이상 늘었지만, 지수가 그만큼 출렁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감안해도 코스피 시가총액과 지수 흐름 간 괴리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미국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지수의 경우 시가총액이 불어난 만큼 지수도 올랐다. 전문가들은 나스닥과 코스피의 지수 상승폭 차이를 쪼개기 상장, 인색한 주주환원 등에서 찾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과 일맥상통한다는 진단이다.
이달 9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954곳의 총발행주식 수는 621억800만주다. 10년 전 907개 상장사가 발행한 353억2300만주에 비해 75.8% 늘었다. 유상증자·액면분할에 따라 신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도 주식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 최근 5년(2019~2023년) 유가증권시장에 66개 종목이 신규 상장(재상장 포함)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유상증자, 쪼개기 상장 등으로 발행주식 수가 늘고 있다"며 "연간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종목은 100개 이상인 데 반해 퇴출당하는 종목 수는 10~30개에 불과하고,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가 부진해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상장사의 연평균 총주주수익률(TSR)은 마이너스(-) 2%다. TSR은 주주가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모든 가치의 총합을 시가총액 대비 비율지표로 환산한 개념이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증시의 TSR은 각각 9%, 12%였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국내 대기업이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게을리했고, LG에너지솔루션 쪼개기 상장 이슈 등 지배주주가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TSR이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도입되면 지수와 시가총액 간 괴리가 좁혀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쪼개기 상장이 어려워지고,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자회사 중복 상장 계획이 있는 경우 모회사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계획을 설명해야 한다. 또 배당금액, TSR 등이 재무지표에 추가됐다.
이 실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모자회사 중복 상장 이슈 해소를 권고하고 있어 프로그램이 정착하면 지수가 시가총액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장유지 조건을 강화해 '좀비 상장기업'을 적극 퇴출하는 조치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