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9조원어치 넘게 순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식고 있다.

'ETF 열풍' 개인투자자 9조 베팅…ETN은 뒷전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초부터 지난 9일까지 국내 상장된 ETF를 총 9조540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국내 상장 ETF를 763억원어치 순매도했으나 올 들어 공격적으로 ETF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ETF 전체 시가총액도 연초 대비 29.75% 증가해 이날 기준 157조4916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미국 증시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미국 주식 ETF로 개인의 자금이 몰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TIGER 미국S&P500’ ETF를 총 839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ETF 순매수 1위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5560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3534억원), ‘KODEX 미국S&P500TR’(3072억원) 등의 상품에도 개인 자금이 몰렸다.

반면 ETN 시장은 외면받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개인은 국내 ETN을 총 3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거래 규모도 감소 추세다. 지난 1월 ETN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539억원이었으나 6월 90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더 줄어 817억원 수준에 그쳤다. ETF 일평균 거래대금이 연초 3조852억원에서 이달 3조3984억원까지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증권업계는 국내 ETN 시장이 변동성이 큰 원자재 상품 위주로 형성돼 있고 신규 상장되는 상품 수가 적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ETF는 총 80개, ETN 상품은 40개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F와 달리 ETN은 만기도 있고 원자재 위주로 구성돼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 많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ETN을 내놓고 있지만 관심을 끌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