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ETF 브랜드명이 대거 바뀝니다. 전체 ETF 종목 중 4분의 1 넘게 교체되는데요.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떤 ETF 브랜드가 바뀌나요?

<기자>

올해 가장 먼저 ETF 간판을 바꿔 단 곳은 하나자산운용입니다. 지난 4월 'KTOP'에서 '1Q'로 새단장했고요.

같은 달 KCGI자산운용도 기존 'MASTER' 대신 자사명인 'KCGI'를 전면에 내걸기로 했습니다.

KB자산운용은 8년 만에 ETF 이름에서 'KB'를 떼어내는데요. 오는 17일부터 KB자산운용이 상장한 109개 ETF 모두 브랜드명을 'KBSTAR'에서 'RISE'로 일괄 변경합니다.

이 외에도 한화자산운용이 이달 말부터 ETF 브랜드명을 'ARIRANG'에서 'PLUS'로 바꿀 예정이고요.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패시브형과 액티브형 브랜드가 다른데, 이르면 4분기 'KOSEF'를 'HEROES'로 변경해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ETF는 870개인데요. 이 중 239개(27.5%) 상품이 과거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명칭으로 변경되는 겁니다.

<앵커>

운용사들이 ETF 이름을 왜 교체하는 겁니까?

<기자>

15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ETF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겁니다.

운용사들은 ETF 사업 방향과 브랜드 전략을 개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하지만, 투자자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바뀐 ETF 브랜드가 알파벳 철자 4개 이내의 직관적인 단어라는 공통점이 있죠. 스펠링도 쉬운 편인데요.

키움 히어로즈가 구단명인 만큼 야구팬들한테는 단번에 각인될 수 있기도 합니다.

KB자산운용도 '3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KB의 아이덴티티가 녹아있는 'KBSTAR'까지 버리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인데요.

실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B자산운용의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두 운용사의 점유율이 1%포인트 차이도 안 나는데요. 피 말리는 접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한투운용이 최근 약진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브랜드명 교체를 주도했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22년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바꿨는데요.

'A'로 시작되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검색어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를 누리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이 검색창에 반도체를 입력하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알파벳 순서대로 상품명이 뜨는데요. 하나자산운용이 '1Q'로 변경한 이후엔 '1'이 맨 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것이죠.

최근에는 ETF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상품 이해도가 높아진 만큼 운용사들이 검색 우위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김대연기자 bigkite@wowtv.co.kr
RISE, PLUS, HEROES…'150조 ETF' 이름이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