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사진=한경DB
'대장주', '대장 아파트'는 지역을 대표하는 고가 아파트를 말합니다. 랜드마크나 블루칩이라는 단어도 언급하지만, 현장에서는 '대장'이라는 친근한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대장 아파트의 시초로 꼽힙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 아파트는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 다른 아파트보다 빨리, 많이 오릅니다. 주택시장이 불황기에 접어들어도 늦게 떨어지거나 하락 폭이 낮습니다.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내재가치만으로도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면 강남권 아파트들을 대장 아파트로 꼽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에서는 이런 아파트들을 모아 선도아파트 지수를 발표합니다. 대표적인 지수는 ‘KB 선도아파트 50 지수’인데 이는 매년 12월을 기준으로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전국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겁니다.

더 고가의 아파트의 움직임을 보려면 ‘서울 시세총액 TOP20지수’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시세 총액이 가장 높은 20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합니다. 올해 6월 현재 96.4로 서울 매매가격지수(90.2)보다 높고 KB 선도아파트 50 지수인 94.7도 훌쩍 넘었습니다.

이러한 대장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지역 주택시장을 선도하는 지표가 됩니다. 대장 아파트가 비싸게 거래되면 그다음 가격대 아파트도 곧 가격이 오른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사진=심형석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사진=심형석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이는 지역에도 적용됩니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 가격도 따라서 오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타이밍보다 상품'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주택 매수 시점을 따지기보단 대장 아파트를 사라는 의미입니다.

최근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매매 금액 상위 10개 아파트 매매가를 전국 아파트 대부분이 최고가를 기록한 2021년과 비교하면 서울의 회복률은 103.1%를 기록, 이미 전고점을 넘어섰습니다. 경기 회복률은 93.8%에 이르고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인천도 84%로 집계됩니다.

지방 광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주가 90%로 2021년 대비 회복률이 가장 높았으며, 미분양을 가장 많이 보유한 대구(79.8%)와 부산(76.9%)의 회복률이 낮았습니다. 지방 광역시의 주택시장이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대장 아파트의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는 국내 주택시장이 질적인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고 대단지 아파트가 주목받으며 주거 선호 지역의 고가 아파트 가격이 거듭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고가 아파트 가격 흐름은 순차적으로 그 지역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대장 아파트의 변동률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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