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통과해도 대통령 거부권 예상돼 실현 가능성 작아
美하원 상임위, 중국산 흑연 허용한 IRA 규정 철폐안 처리
중국산 흑연을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폐기하는 법안이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10일(현지시간) 하원 세입위원회에 따르면 재무부가 지난 5월 발표한 IRA 세액공제 세부 규정을 불허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전날 세입위에서 찬성 25 대 반대 14로 가결 처리됐다.

재무부의 규정은 배터리의 음극재 소재인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배터리 소재로 분류해 2026년 말까지는 중국 등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조달한 흑연을 사용해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핵심이다.

법에는 차량당 최대 7천500달러의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고 규정했지만, 당장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예외를 허용한 것이다.

중국산 흑연 허용은 한국 정부와 업계가 미국 정부에 요청한 사항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하원 결의안을 발의한 캐럴 밀러(공화·웨스트버지니아) 하원의원 등은 이 규정이 입법 취지와 달리 중국에도 혜택을 준다고 지적했다.

밀러 의원은 지난 5월 결의안 발의 당시 낸 보도자료에서 "이 규정은 명확히 불법일 뿐만 아니라 미국 제조업과 경제 성장을 약화한다"며 "우리의 적들이 미국의 세액공제를 받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는 의회검토법(CRA)에 따라 정부 부처가 새로 만든 규제를 접수 후 의회 회기일 기준으로 60일 이내에 상·하원 합동 결의안을 통해 규제를 폐기할 수 있다.

상원에서도 조 맨친(무소속·웨스트버지니아)의원과 셰러드 브라운(민주·오하이오) 의원이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지난 5월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결의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IRA를 주요 입법 성과로 홍보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