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웅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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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주가가 2분기 호실적 기대를 발판 삼아 치솟고 있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때문에 제약사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웅제약은 수출과 신약 성과로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실린 결과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대웅제약은 12만2600원에 거래를 마쳐 이달 들어 19.73% 상승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지난달 말부터 대웅제약에 대한 실적 추정치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대웅제약의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32억원이다. 2주 전인 지난달 27일(370억원) 대비 16.77% 상향됐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상향되는 건 ‘어닝 서프라이즈’의 전조로 여겨진다.

기대 이상의 실적이 기대되는 배경은 대웅제약이 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다. HK이노엔의 '케이캡'(테고프라잔)에 이어 두 번째로 승인받은 3세대 치료제다. 앞서 케이캡이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가파르게 매출을 키운 바 있어 펙수클루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종근당이 펙수클루의 공동판매 파트너로 나선 점도 눈길을 끈다. 제약업계에서 의약품 영업력으로 손꼽히는 두 회사가 손잡았기 때문이다. 종근당은 케이캡의 공동판매를 맡아 P-CAP 계열 의약품을 시장에 진입시키는 데 일조했지만 최근 판권을 보령에 빼앗긴 만큼 펙수클루 영업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에선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대웅제약은 공동판매하던 다국적제약사의 당뇨치료제 판권을 종근당에 빼앗기고, 대체 품목으로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이 개발한 신약 '제미글로'(제미글립틴)의 판권을 확보했다. 제미글로는 이미 다국적제약사의 DPP-4억제제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도 매출 규모가 빠르게 커지며 국산 신약 매출 1~2위를 다투는 대형품목이 됐다.
사진=대웅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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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펙수클루 판매를 종근당이 담당하게 돼 대웅제약은 자사 영업인력을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와 신규 포트폴리오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특히 웨어러블 심전도기 모비케어와 CGM 리브레 판매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역량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엔블로는 DPP-4억제제 계열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휩쓴 뒤 나온 차세대 약물이다. 신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걸 막는 메커니즘으로 체중 감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살 빠지는 당뇨병약’으로 불린다.

앞서 대웅제약은 엔블로와 같은 SGLT-2억제제 계열 약물을 영업한 경력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공동판매를 맡았지만, 경쟁약인 엔블로를 개발하면서 최근 공동판매가 종료됐다.

이 연구원은 “포시가 판매 종료로 분기당 200억원의 매출(외형)은 사라졌지만, 나보타의 수출 매출 증가와 펙수클루 초도물량이 포시가의 공백을 상쇄했다”며 “오히려 이익률이 좋은 제품(펙스클루)과 '나보타' 수출의 매출 비중 증가로 매출총이익률(GPM) 개선이 나타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제제(일명 보톡스)다. 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 중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나보타는 작년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재고 조정으로 매출이 둔화됐지만, 최근 재고조정이 마무리됐고 에볼루스는 꾸준한 매출액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