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받았으면 무죄?"…'쯔양 협박 의혹' 유튜버들 논란 [법알못]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돈 안 받아도 공갈 미수 가능"
구독자수 1000만명이 넘는 '먹방' 유튜버 쯔양이 전 남자친구이자 소속사 대표였던 A씨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으며 40억원가량을 착취당하고, 이 내용을 알고 있는 다른 렉카 유튜버들이 협박을 공모하는 취지의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의 폭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쯔양은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는 앞서 렉카 유튜버로 불리는 이들이 쯔양을 상대로 과거를 폭로하겠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후 게재됐다.
쯔양은 먹방 유튜버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11일 기준 구독자 수는 1010만명 이상이다. 쯔양은 유튜버로 큰 인기를 끌면서 KBS TV '6시 내 고향', SBS '생방송 투데이' 등 여러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튜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일부 유튜버들이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관계자들을 협박하는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녹취록에서 이들은 서로 "이번 거는 터뜨리면 쯔양 은퇴해야 한다",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게 낫다. 쯔양이 버는 돈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괜찮게 챙겨줄 것 같다", "그 X은 이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 등의 대화로 쯔양을 압박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쯔양은 "제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했다"며 "당시 남자친구 A씨를 만났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더라. 그 모습을 보고 헤어지자고 얘기했는데, 그때부터 지옥 같은 일들이 있었다"면서 몰래 찍은 사적인 동영상으로 협박하고,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돈을 가져오라"는 강요로 A씨가 일하던 술집에서 일하게 됐고, 술집 일을 피하고 싶어 돈을 벌기 위해 '먹방'을 시작하게 됐다는 사연도 덧붙였다.
이후 폭력이 심해지면서 직원들도 알게 됐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아 형사고소했지만,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김태연 변호사는 쯔양이 폭행당했을 때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쯔양님이 못 받았던 정산금은 최소 40억원"이라며 "소송으로 조금이나마 정산금을 반환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억측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며 "원치 않게 (사건이) 공론화됐지만, 앞으로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마음은 없다"고 전했다.
쯔양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이러한 사연을 폭로하려 했던 해당 유튜버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독자수를 늘리고,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살인까지 벌어지는 유튜브 비방 문화와 '막말'과 '막장 폭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쯔양을 협박 의혹이 불거진 구제역, 전국진, 카라큘라 모두 다른 유튜버들을 비롯해 논란과 사건의 관계자들에 대한 폭로로 '나락'을 보낸 이력이 있는 이들이다. 구제역은 표예림 스토킹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지속해서 다뤄왔고, 현재도 군인 출신 유튜버 이근과 법적인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진은 다른 유튜버들의 뒷광고 등 '주작'(실제인 척 하는 연출) 영상을 판독하며 명성을 얻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동물 유튜버 은집사의 유기견 구출 영상이었다.
카라큘라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를 하며 유명해진 유튜버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50평대 아파트를 아내와 공동명의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질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의 가짜뉴스뿐 아니라 막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감 없는 폭로가 나오는 건 조회수가 곧 수입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극적인 폭로가 돈이 되기 때문. 유튜브 내 동영상 광고 수익은 대략 조회 수 1000회당 1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조회 수가 100만 회라면 1000달러(약 110만원)의 수익이 벌리는 셈이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한방'을 노리는 유튜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 과정에서 선을 넘는 비방으로 살인 사건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5월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50대 유튜버 A씨가 생중계 방송을 하고 있던 유튜버 B씨를 살해했다. 서로에 대해 비난하고 조롱한 것에서 시작한 다툼은 상대방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는 인물을 모욕하는 데까지 확산했는데, 이들이 서로에 대해 경찰에 낸 고소장만 모두 2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쯔양과 관련한 폭로와 관련해 카라큘라, 구제역 등은 각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녹취록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하더라도 공갈, 혹은 공갈 미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종언 변호사는 한경닷컴에 "공갈의 구성 요건이 충분히 성립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갈은 기본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켜 금전을 갈취하는 건데, 돈을 받았다면 공갈에 해당될 소지가 있어 보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계획적 행위가 있었다는 점에서 공갈 미수 의혹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더불어 피해자인 쯔양의 동의 없이 렉카 유튜버들의 녹취록을 공개한 가세연에 대해서도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민사 소송 제기가 가능하다"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길 바랐다'는 쯔양 측의 입장은 가중 요소로 참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버들의 도를 넘어선 폭로전에 "언론인에게 사회적인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사적제재, 사적보복을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그걸 회피하면서 유튜버들이 사적정의를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행위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은의 변호사도 "공갈의 요건에 돈을 받았냐, 받지 않았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그 자체가 위법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유튜버들이 과도한 폭로전에 대한 문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는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법 위반, 모욕죄 정도로만 죄를 물을 수 있다"며 "하지만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폭로가 파급 효과나 확산 속도가 더 빠르고, 이를 통해 현실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한지 오래됐음에도 이를 규제할 입법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유나 목적을 막론하고 개인 신상을 언급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는 건데, 유튜브라는 공간의 특성상 화제성이 곧 수익으로 환산되니 '일단 저지르고, 그 돈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자' 이런 상황도 늘고 있다"며 "이런 위법 행위로 이뤄지는 수익 창출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쯔양은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는 앞서 렉카 유튜버로 불리는 이들이 쯔양을 상대로 과거를 폭로하겠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후 게재됐다.
쯔양은 먹방 유튜버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11일 기준 구독자 수는 1010만명 이상이다. 쯔양은 유튜버로 큰 인기를 끌면서 KBS TV '6시 내 고향', SBS '생방송 투데이' 등 여러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튜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일부 유튜버들이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관계자들을 협박하는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녹취록에서 이들은 서로 "이번 거는 터뜨리면 쯔양 은퇴해야 한다",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게 낫다. 쯔양이 버는 돈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괜찮게 챙겨줄 것 같다", "그 X은 이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 등의 대화로 쯔양을 압박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쯔양은 "제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했다"며 "당시 남자친구 A씨를 만났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더라. 그 모습을 보고 헤어지자고 얘기했는데, 그때부터 지옥 같은 일들이 있었다"면서 몰래 찍은 사적인 동영상으로 협박하고,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돈을 가져오라"는 강요로 A씨가 일하던 술집에서 일하게 됐고, 술집 일을 피하고 싶어 돈을 벌기 위해 '먹방'을 시작하게 됐다는 사연도 덧붙였다.
이후 폭력이 심해지면서 직원들도 알게 됐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아 형사고소했지만,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김태연 변호사는 쯔양이 폭행당했을 때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쯔양님이 못 받았던 정산금은 최소 40억원"이라며 "소송으로 조금이나마 정산금을 반환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억측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며 "원치 않게 (사건이) 공론화됐지만, 앞으로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마음은 없다"고 전했다.
쯔양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이러한 사연을 폭로하려 했던 해당 유튜버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독자수를 늘리고,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살인까지 벌어지는 유튜브 비방 문화와 '막말'과 '막장 폭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쯔양을 협박 의혹이 불거진 구제역, 전국진, 카라큘라 모두 다른 유튜버들을 비롯해 논란과 사건의 관계자들에 대한 폭로로 '나락'을 보낸 이력이 있는 이들이다. 구제역은 표예림 스토킹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지속해서 다뤄왔고, 현재도 군인 출신 유튜버 이근과 법적인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진은 다른 유튜버들의 뒷광고 등 '주작'(실제인 척 하는 연출) 영상을 판독하며 명성을 얻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동물 유튜버 은집사의 유기견 구출 영상이었다.
카라큘라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를 하며 유명해진 유튜버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50평대 아파트를 아내와 공동명의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질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의 가짜뉴스뿐 아니라 막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감 없는 폭로가 나오는 건 조회수가 곧 수입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극적인 폭로가 돈이 되기 때문. 유튜브 내 동영상 광고 수익은 대략 조회 수 1000회당 1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조회 수가 100만 회라면 1000달러(약 110만원)의 수익이 벌리는 셈이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한방'을 노리는 유튜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 과정에서 선을 넘는 비방으로 살인 사건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5월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50대 유튜버 A씨가 생중계 방송을 하고 있던 유튜버 B씨를 살해했다. 서로에 대해 비난하고 조롱한 것에서 시작한 다툼은 상대방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는 인물을 모욕하는 데까지 확산했는데, 이들이 서로에 대해 경찰에 낸 고소장만 모두 2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쯔양과 관련한 폭로와 관련해 카라큘라, 구제역 등은 각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녹취록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하더라도 공갈, 혹은 공갈 미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종언 변호사는 한경닷컴에 "공갈의 구성 요건이 충분히 성립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갈은 기본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켜 금전을 갈취하는 건데, 돈을 받았다면 공갈에 해당될 소지가 있어 보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계획적 행위가 있었다는 점에서 공갈 미수 의혹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더불어 피해자인 쯔양의 동의 없이 렉카 유튜버들의 녹취록을 공개한 가세연에 대해서도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민사 소송 제기가 가능하다"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길 바랐다'는 쯔양 측의 입장은 가중 요소로 참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버들의 도를 넘어선 폭로전에 "언론인에게 사회적인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사적제재, 사적보복을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그걸 회피하면서 유튜버들이 사적정의를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행위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은의 변호사도 "공갈의 요건에 돈을 받았냐, 받지 않았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그 자체가 위법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유튜버들이 과도한 폭로전에 대한 문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는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법 위반, 모욕죄 정도로만 죄를 물을 수 있다"며 "하지만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폭로가 파급 효과나 확산 속도가 더 빠르고, 이를 통해 현실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한지 오래됐음에도 이를 규제할 입법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유나 목적을 막론하고 개인 신상을 언급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는 건데, 유튜브라는 공간의 특성상 화제성이 곧 수익으로 환산되니 '일단 저지르고, 그 돈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자' 이런 상황도 늘고 있다"며 "이런 위법 행위로 이뤄지는 수익 창출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