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았다" 이경규 고백…이젠 너도나도 병원 찾는다 [건강!톡]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연예인 정신질환 이력 공개, 치료 대중화에 도움"
서울아산병원 연구진, 자마네트워크오픈에 발표
서울아산병원 연구진, 자마네트워크오픈에 발표
연예인들이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공개한 게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 치료 대중화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연예계에선 이경규, 김구라, 서정희 씨 등이 공황장애 치료 사실을 방송에서 고백한 바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이 2004~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 실렸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극단적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생기는 질환이다.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연구팀은 2004~2021년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이 어떤 영향을 줬는지 분석하기 위해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에서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질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다.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인 2004년 1월~2010년 11월 공황장애 진단율은 월평균 인구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다.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 이후엔 2011년 1~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연도별 차이는 두드러졌다. 2004~2010년 사이 연평균 인구 10만 명당 65명 정도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2021년엔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보다 9.4배 증가한 것이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줄이면서 비슷한 질환을 앓던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한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신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해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환자들이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만 커지면서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가 잘못 진단받았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신 교수는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은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이 2004~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 실렸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극단적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생기는 질환이다.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연구팀은 2004~2021년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이 어떤 영향을 줬는지 분석하기 위해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에서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질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다.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인 2004년 1월~2010년 11월 공황장애 진단율은 월평균 인구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다.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 이후엔 2011년 1~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연도별 차이는 두드러졌다. 2004~2010년 사이 연평균 인구 10만 명당 65명 정도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2021년엔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보다 9.4배 증가한 것이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줄이면서 비슷한 질환을 앓던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한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신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해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환자들이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만 커지면서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가 잘못 진단받았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신 교수는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은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