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람사르습지 등록 기념 토론회 개최
환경전문가 "무등산 습지 보전 위해 인근 사유지 매입 시급"
광주 첫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무등산 평두메습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유지 매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 북구는 11일 북구행복어울림센터에서 '평두메습지 람사르습지 등록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자로 나선 국립공원공단 무등산 국립공원사무소 김도웅 자원보전과장은 "현재 평두메습지 뿐만 아니라 그 주변으로 다수 사유지가 분포하고 있다"며 "습지 경계부와 인접해 경작 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여러 위협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작 활동으로 자칫 농약이 유입되는 등 수질 오염 가능성이 있고, 외래 생물종이 증가할 우려도 있다"며 "차량이 자주 오가며 양서류 등 로드킬(동물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평두메습지 보전의 최우선 과제는 사유지 매수를 통해 인간 활동으로 인한 인위적 간섭이나 위협 요소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유지 매수가 완료되기 전까지 유기농 비료 지원이나 국공유지 임대 갱신 불가 등 여러 대안이 필요하고 북구청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현재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평두메습지에 대한 관리 대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향후 탐방객이 늘어나면 자칫 무분별한 이용으로 (보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습지 핵심 보호구역은 조사·연구 및 관리 등 목적 외 일반 탐방객에 대한 출입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참여한 서승오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장은 행정이 주도해 관리하기보다 전문성 있는 민간기관에 위탁하는 것을 제안했다.

서 센터장은 "행정이 주도하는 습지 관리는 순환보직의 특성상 전문성을 쌓기 어렵다"며 "실제 관리가 아닌 문서상의 관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위탁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전문성과 연속성이 있는 민간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두메습지는 멸종위기종인 수달, 담비, 삵, 조롱이 등을 비롯해 큰산개구리, 도롱뇽 등 양서류가 집단 번식하는 곳으로 지난 5월 도심형 국립공원 중 최초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

/연합뉴스